29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1시간16분 만인 오후 11시31분 완진됐으며, 탑승객 169명 등 176명은 모두 비상탈출했다.
화재로 불 탄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뉴스1 |
연합뉴스에 따르면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화재가 신고 시각보다 빨리 발생했다고 기억했다.
이륙을 기다리던 중 기내에서 20분 정도 출발이 지연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불은 이 승객의 바로 앞줄에 있는 왼쪽 기내 수하물 선반(오버해드 빈)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승객은 "만약 지연 출발하지 않았으면 비행기가 이륙한 후에 선반에서 불이 났을 텐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면서 "비상탈출을 하면서 연기를 세 모금 정도 크게 들이마셨는데 곧바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8일 오후 10시 30분께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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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쪽에는 비상문 2개가 있는데, 좌측 문은 승객이 열었고 우측 문은 승무원이 열었다고 탑승객은 기억했다. 30번대 열에 앉아 있었다는 한 승객은 "승무원이 문을 잘못 열었는지 문을 다시 닫았다가 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27번 열에 앉아 있던 한 승객도 "뒤에서 연기가 훅 나온 뒤로는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손님들끼리 당기고 밀고 하는 상황이었다. 승무원이 비상 탈출구로 탈출하게끔 만들어 줘야 하는데 손님들끼리 잡아주고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한 40대 승객은 "처음 봤을 때 불이 짐칸 선반 문 사이로 삐져나왔다"며 "불을 끄려고 문을 열려고 했는데 승무원이 열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았고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나가려고 뒤엉켰다"고 화재 상황을 떠올렸다.
당시 비행기는 이륙 전 항공유를 가득 채운 상태였다. 불길이 항공유로 옮겨붙거나 대피가 늦었더라면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뻔했다.
김동학 강서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비행기에 3만5000파운드의 항공유가 양쪽 날개에 가득 실려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소방대가 집중적으로 특수차를 활용해 집중적으로 방어했다"면서 "남동풍이 초속 10m로 불었고 항공유가 화재에 연속 확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김해국제공항 항무통제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0분 제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오전 7시 2분께 정상적으로 이륙했다. 이어 오전 7시 일본 후쿠오카로 출발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비행기도 오전 7시 9분께 출발했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여파로 공항 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에어부산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은 출발 전 정상 운항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면서 "폭설 등 다른 공항 기상 사정 때문에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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