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의 CU 편의점을 방문한 한 여성은 불닭볶음면 치즈 맛을 조리해 먹는 영상을 틱톡에 올려 “너무 매워 혀가 탈 뻔했다”면서도 “독특한데 맛있다”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CU 편의점에 한국 라면 등이 진열돼있다. 사진 C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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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K라면 열풍 속에서 K편의점이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 24곳의 CU 점포에는 즉석 라면 조리기가 50대 이상 있다. CU 관계자는 “한국의 ‘한강 라면’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라면 조리기를 도입했다”라며 “기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 형태로 라면을 즐기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즉석 조리기 도입 이후부턴 끓여 먹는 라면 문화가 빠르게 퍼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CU 편의점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라면에 넣어 먹는 멜트 치즈 슬라이스(2위)와 라면 그릇인 일회용 호일 용기 2종(각 5, 7위) 등 즉석 라면 관련 상품일 정도다.
CU 관계자는 ”치즈나 크림을 넣어 매운맛을 중화시킨 제품들이 인기 품목으로 나타났다”라며 “진라면도 매운맛보다 순한맛 판매가 더 많다”고 전했다. 현지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매운맛을 덜어내기 위해 불닭볶음면에 물을 넉넉히 부어 국물 라면 형태로 먹거나, 볶음면을 물로 한번 헹군 뒤 먹는 현지인들이 많다고 한다. CU는 이런 입맛을 고려해 매장 내 매운맛과 순한맛 라면 진열 비율을 7대 3으로 맞추고 있다. 이 비율이 9대 1인 한국 편의점과 다른, 현지 맞춤형 전략이다.
카자흐스탄 CU 편의점에서 즉석 라면 조리기에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 사진 C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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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말레이시아 CU에서는 많이 팔린 라면 10개 중 1~9위가 모두 불닭볶음면 시리즈였다. CU 관계자는 “더운 날씨로 매운맛 등 자극적인 맛 선호도가 높다”라고 했다. 10위권 밖에도 핵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 크림 까르보나라, 매콤 짜장라면 등 매운 라면 순대로 인기가 높았다. 전체 편의점 인기 품목에 스파이시 떡볶이, K-핫닭강정 등 매운맛 즉석 조리 제품들이 최상위권에 있고, 간편식에서도 비프 고추장 컵밥과 로제 불닭 치킨 삼각김밥, 양념치킨 컵밥, 불닭 김밥 등 한국의 빨간맛이 강조된 제품들이 인기라고 한다.
몽골 CU 편의점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C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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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라면은 전 세계 130여 개국에 1조 8000억원 규모로 팔려, 연 수출 2조 시대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간편식 수요가 확대된 데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트 열풍에 힘입어 라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국가들에서도 매운맛 제품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적 매운맛뿐만 아니라 현지의 고유한 맛을 접목한 맞춤형 신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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