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0시 26분 경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려던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가 진화하는 모습. 이륙 전 화재가 발생해 승객 등 176여 명이 모두 비상 탈출했으며 부상자가 1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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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항공기 꼬리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재 원인을 예단하는 건 금물입니다. 사고 원인은 항공사와 항공당국, 소방당국의 합동 조사 결과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28일 오후 10시 26분 경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가기 위해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391편 A321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작업을 벌이는 모습. 독자 제공 |
그런데 엔진도 돌지 않고 멈춰 있는 항공기에서 불이 날 수 있는 상황은 어떤 게 있을까요. 객실 내에서 불이 났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재 원인은 ‘보조배터리’입니다. 긴 비행시간을 버티기 위해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휴대하는 승객이 많아지면서 비행기 화재 사고는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8년 중국남방항공 기내에서 보조배터리에 붙은 불을 승무원들이 끄는 장면. 출처: ChinaAviationReview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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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행기가 아직 출발하지 않은 상태여서 날개에 붙은 주 엔진이 돌지 않더라도 비행기에는 열심히 돌고 있는 ‘숨은 엔진’이 하나 있습니다. 보조동력장치(auxiliary power unit·APU)라고 부릅니다. 대형 여객기의 꼬리 쪽에 보면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을음이 묻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이 구멍이 APU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구멍입니다.
보잉 777 항공기의 APU 가스배출구. 보잉, 에어버스 등에서 제작한 대형 항공기는 꼬리 부분에 APU가 위치합니다. 동아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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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행기에 APU가 다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보잉, 에어버스 등 유명 기종은 모두 항공기의 꼬리 부분에 APU가 장착돼 있습니다. 이 엔진의 주된 용도는 주 엔진이 돌기 전까지 항공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입니다. 비행기에 전기와 압축공기, 에어컨 같은 객실 환경 조절장비까지 모든 것을 주 엔진 가동 전까지 책임집니다. 이 엔진이 돌고 있어야 주 엔진 시동도 걸 수 있습니다.
에어버스 A320 기종에 장착되는 APU. 출처 허니웰(Honey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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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형 공항에는 항공기에 공항 전원이나 별도 장비를 활용해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시동을 걸기 직전에는 항공기에서 모든 연결선이 분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APU 가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천공항의 항공(Jeppesen)차트에 명시된 APU 가동 허용 시간. 항공기가 주기장을 떠나는 시간 (Off-Block Time) 30분 전부터 가동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출처 젭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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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PU도 연료를 소모하는 소형 엔진이고, 배기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일부 공항에서는 APU 가동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경우 비행기가 주기장을 떠나기 30분 전부터만 APU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항 자체의 전력공급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공항은 이 같은 제한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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