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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우크라 군이 증언한 파병 북한군 “경험 쌓고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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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개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의 모습.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동영상 갈무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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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장에서 부상자 발생 시에도 후퇴 없는 작전을 구사하고, 생포 금지 명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외신들은 파병 북한군 가운데 사상자가 40%에 이른다고 전했다.



22일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군인·지휘관, 미국 국방부 당국자 등 여럿을 인터뷰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낯선 전술을 구사하고, 후퇴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은 진군할 지역을 러시아로부터 할당받아, 장갑차 없이 전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북한군은 공격 시 전력 손실이 커도 후퇴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부대 지휘관인 안드리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제시하면서 북한군이 전진할 때 많은 사상자가 나와도 “앞으로만 갔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에 잡힌 50여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참호를 향해 약 8㎞를 걷는 동안 많은 부대원이 사망했지만, 지원군을 보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군 소대장 올렉시는 “그들은(파병 북한군인) 특별히 죽기 위해 이곳에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한 사람을 ‘미끼’로 쓴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 부대는 사망한 북한 군인의 소지품에 드론 격추 방법이 적힌 글이 포함되어 있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 글에는 ‘미끼인 한 명이 드론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그보다 멀리 떨어진 사수가 드론을 격추한다’고 적혀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군인이 다가오면 수류탄을 터트려 생포를 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올렉시는 이를 러시아가 감시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잡히는 것을 보면 드론으로 북한군과 우리 군인을 모두 죽인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북한군 전술이 전력 손실을 많이 입지만,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올렉시는 “북한군이 최전방 전선을 돌파하며 방어가 덜 된 지역을 표적으로 삼고 있고, 우리(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최고군사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은 북한군에 대해 “그들은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고, 잘 훈련되어 있으며, 용감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 지휘관 안드리도 북한군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군이 여기 와서 경험을 쌓고 있고,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전력에 대한 평가는 오락가락한 상황이다. 미국은 파병 소식이 알려진 초기에는 무모한 인해전술로 인명 손실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군 역량에 대해 “구체적 정보는 언급하지 않겠으나 모든 정황에 따르면 그들은 비교적 잘 훈련된 유능한 군대”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육군 대변인인 야로슬라프 체푸르니 중령도 북한군은 “젊고, 의욕적이고, 건강하고, 용감하다”며 “훌륭한 보병이 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군 전력이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비비시(BBC)와 뉴욕타임스 등은 보도했다. 비비시는 서방 국가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10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40%가 쿠르스크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다치거나 숨졌다고 전했다. 북한군 1만1천명 중 사상자가 4천명이고, 이 가운데 천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시르스키 장군은 파병 북한군 가운데 사상자가 거의 절반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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