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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기량만개한 OTT … 올해 키워드는 숏폼·동맹·광고·스포츠·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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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TV 대신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시청 문화가 대세가 됐다. 그만큼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는 분위기 역시 전 세대에 걸쳐 일반화된 분위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OTT 이용률은 8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기꺼이 값을 지불해 시청하는 경우도 전체 OTT 이용자 10명 중 6명에 달한다.

특히 올해 OTT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 수요가 많아진 만큼 '킬러 콘텐츠'를 따라 이리저리 옮겨가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튜브를 필두로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각 사 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과연 올해 OTT 트렌드는 무엇일까. 업계 대표적인 토종 OTT 플랫폼 티빙과 함께 시장 분위기를 짚어봤다.

신년을 맞아 OTT 업계에선 올 한 해 숏폼 서비스와 스포츠 중계, 글로벌 진출 등 꾸준히 대두돼오던 회사별 주요 서비스가 마침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티빙은 을사년 푸른 뱀띠의 해에 맞춰 이 같은 업계 트렌드 키워드로 'SNAKE(스네이크)'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스낵처럼, 숏폼(Snackable entertainment) △유연한 동맹, 합종연횡(No more alone) △무한한 가능성, 광고의 도약(Ad-supported streaming rising) △K플랫폼 달고, 글로벌 진출(K-contents, Go global) △콘텐츠가 된, 스포츠의 진화(Expansion into sport conten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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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숏폼'의 대유행 기조에 합류하려는 OTT 업계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숏폼 영상 이용률은 2023년 58.1%에서 지난해 70.7%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OTT 자체 제작 프로그램 이용률(54.3%)보다 16.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주요 콘텐츠 역시 숏폼이 41.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례로 티빙은 지난달부터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숏폼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용자는 티빙 모바일 앱 내 새롭게 생성된 '쇼츠' 탭을 선택하면 티빙 및 tvN, Mnet 등의 대표 IP를 활용한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티빙 측은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형태가 처음부터 본편을 보는 것이 아닌 유튜브 요약본 영상을 시청한 후 흥미가 있을 경우 본편을 보는 패턴을 확인했다"며 "티빙의 경우 하나의 앱으로 숏폼과 본편을 모두 이용 가능한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이용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추후 티빙은 드라마·예능 등 시리즈형 숏폼 콘텐츠도 내놓을 예정이다.

동영상 플랫폼끼리 '동맹'을 맺는 사례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체 OTT 시장의 외형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사업자가 증가하고 콘텐츠 투자 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미 글로벌 OTT 업계에선 번들 상품 출시와 타 OTT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광고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무한경쟁 상황에서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이 잇따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디즈니플러스 및 훌루, 맥스를 포함한 스트리밍 묶음 상품이 일례다. 국내에선 최근 티빙이 애플TV플러스와 손잡고 티빙에 전용 브랜드관을 열기도 했다. 이제는 티빙에서 애플TV플러스의 인기 콘텐츠 '파친코' 시리즈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OTT 시장은 스트리밍의 충성경쟁이라 할 만큼 이용자를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면서 "결국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속적인 록인 효과를 기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외 1위 사업자 넷플릭스에 맞서 티빙이 웨이브와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올해는 OTT의 주요 수익 모델이 구독에서 광고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용자에겐 합리적인 구독료를 통한 이용 기회를, 광고주에겐 차세대 미래형 광고 도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티빙은 국내 OTT 플랫폼 최초로 지난해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 이전엔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광고형 구독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의 경우 광고요금제 도입 2년 만에 월 이용자 7000만명을 돌파했으며, 향후 5년간 2000억~37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티빙도 지난해 4월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후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의 광고 매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스포츠 라이브 중계 과정에서 이뤄지는 쉬는 시간 동안 자연스레 광고가 노출되며 광고 시청에 대한 이용자 반감을 낮추는 효과를 함께 거두고 있다"면서 "이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튜브 중심의 광고 시장에서 OTT 플랫폼이 새로운 광고 도구로 자리 잡는 OTT 2.0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올해는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K플랫폼의 이름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신규 라인업 발표를 통해 한국 콘텐츠 제작과 영향력에 대한 중요도를 언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오징어 게임'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는 넷플릭스는 최근 '인터내셔널 쇼케이스'를 통해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의 80% 이상이 K콘텐츠를 보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K콘텐츠가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작이 OTT 지형 판도를 바꿨다면 이제는 스포츠 콘텐츠가 한 번 더 프레임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은 다른 장르와 견줘 투자 위험이 적고 OTT 업계의 또 다른 수익 모델인 광고와 친화적인 편"이라며 "향후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령 국내에선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스포츠 중계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이용자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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