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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 (월)

AI·반도체 열풍, 다음 타자는 '유리기판'…올해만 50%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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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발전 위한 '차세대 먹거리' 지목된 유리 기판

반도체 소부장 주가도 '들썩'…"유리기판 분야 최고 수혜 전망"

앱솔릭스의 유리 기판(앱솔릭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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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유리 기판'(Glass Substrate) 관련 종목이 최근 주춤한 인공지능(AI)·반도체 테마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으며 나홀로 독주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까지 미국 CES 2025에서 '영업'에 나서며 관심이 뜨겁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SKC(011790)는 전일 대비 300원(0.19%) 오른 16만 15만 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C는 올해 들어 겨우 10거래일 만에 50.71%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리 기판 장비 업체인 필옵틱스(161580)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41.64% 상승했으며 유리 기판 소재를 개발하는 와이씨켐(112290)(45.41%), 유리 기판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HB테크놀러지(078150)(26.35%) 등 유리 기판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도 20~50%대 상승률을 보였다.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 유리기판…가격·열내구성 등 강점

유리기판은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다

유리 기판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AI 시대의 반도체 소재로 사용되기 좋은 특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판은 칩을 장착하고 회로를 연결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현재는 주로 플라스틱이 기판 소재로 사용된다. 플라스틱 기판은 가볍고 저렴하지만 열에 약하고 내구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AI의 연산 성능 개선을 위해 반도체에 더 많은 칩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기판의 내구성 문제 해결을 위해 반도체 제조사들은 실리콘 재질의 인터포저(중간 기판)를 넣었으나, 이로 인해 기판 가격이 오르고 생산이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유리 기판은 이같은 플라스틱 기판의 단점을 극복한 신소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재 특성상 열에 강하고 절연성도 높기 때문이다. 표면도 매끄러워 층을 쌓을 필요없이 곧바로 기판에 초미세회로를 새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리콘 인터포저 대비 가격도 저렴하다.


최태원 SK 회장(왼쪽)2025.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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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유리기판 샘플 들고 "방금 팔고왔다"에 SKC 주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서도 유리 기판이 주목받았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이슈가 된 곳은 SKC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세우고 지난해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했다.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정부로부터 7500만 달러(약 원)의 생산 보조금과 1억 달러의 연구개발(R&D)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SKC는 이번 CES 2025에서 SK그룹 계열사 공동 전시관 AI데이터센터 구역에 유리기판을 실물 전시했다. CES 2025에 참가한 최태원 SK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고 온 뒤, 앱솔릭스의 유리 기판 샘플을 들고 "방금 팔고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SKC뿐 아니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011070)도 유리 기판 분야를 신규 먹거리로 여기고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도 CES 2025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리 기판은) 무조건 가야 하는 방향이고, LG이노텍도 장비 투자를 해서 올해 말부터 시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기(009150)도 올해 고객사 샘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 "유리기판 잠재력 주목할 필요"

증권가에서도 AI·반도체 기술 발전 과정상 유리기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종에까지 수혜가 이어질 거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메모리는 하나의 기판에 더 많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붙여 대역폭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석 연구위원은 "HBM 하나의 메모리 용량과 속도를 올리는 게 더 효율적이지만 이게 어렵다면 한 패키지 안에 여러 개를 붙여서 높은 속도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며 "이처럼 많은 반도체를 어떻게 하나의 기판 안에 담느냐가 앞으로의 화두가 될 텐데, 이것이 유리 기판의 존재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김성진 SKC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CES 2025에서 SK에서 10년 동안 유리 기판을 준비했으며, 유리 기판의 단점으로 꼽히는 크랙 문제 해결을 위한 노하우를 연구했다고 밝혔다"며 "유리 기판의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도 "향후 반도체 소부장 업종에서 국내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분야는 SKC, 필옵틱스, 와이씨켐, HB테크놀러지 등 유리 기판 업종"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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