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부, 명 씨와 대선 기간 여론조사 공유받으며 수시로 대화
명, 선거캠프 인사 추천·외교 조언도…김 여사 "충성!" 답하기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차량을 타고 용산 대통령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2.5.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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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건희 여사의 요청으로 국정 관련 조언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윤 대통령 취임 5개월여 뒤인 2022년 10월 29일 김 여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명 씨에게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계획서가 통과된 것과 관련해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견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명 씨는 “국정조사 위원으로 당내 의사조율과 전투력, 그리고 언론플레이에 능한 의원들을 포진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정점식, 배현진, 송언석”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정조사대상 기관에 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주호영이 양보했는지 큰 걱정”이라고도 했다.
명 씨는 이태원 참사 직후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려고도 했다. 참사 닷새 만인 2022년 11월4일 텔레그램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민주당의 공격을 미리 방지하려고 김영선 의원이 선제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며 관련 기사 링크를 보냈다.
이에 김 여사가 “어떤 이유죠”라고 하자, 명 씨는 “대통령님과 여사님이 걱정돼 그런 꿈을 꾼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명 씨는 김 여사와 텔레그램 대화 당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천원자원이 풍부하다”며 “그들에게 한국무기를 수출하고 대금을 천연자원으로 받는 대물변제 계약을 체결하면 외교에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명 씨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수시로 여론조사를 공유하면서 소통하고 언론 인터뷰와 캠프 운영 등도 조언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한 달여 전인 2021년 6월말 명 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대선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등 언론보도 자료를 김 여사에게 여러차례 보냈다. 이를 받은 김 여사는 감사를 표하면서 윤 대통령의 연락처를 전송했다.
이 밖에도 명 씨는 비공표 여론조사 자료도 수차례 김 여사에게 “보안유지 부탁드린다”면서 전달했고, 김 여사는 “이거 아직 공개 안 된 거죠”라는 등 수시로 물으며 대화를 나눴다.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는 윤 대통령에게도 전달됐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2021년 10월21일 명 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책임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면서 “비공표 여론조사라 보안 유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답했다.
이어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이재명을 선택한 11%는 이중 당적자로 추정된다”며 “최소 6만 명 정도”라고 보고하자, 윤 대통령은 “이놈들이 홍(홍준표)으로 가는 거 아냐?”라고 되물었다.
이 밖에도 명 씨는 지난 대선기간 김 여사에게 선거캠프 주요 인사 후보 명단을 보내기도 했다. 명 씨가 추천한 인사들은 실제 윤석열 경선 캠프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보고서에는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2021년 6월26일부터 2023년 4월까지 주고받은 메시지 캡처 사진 280개가 담겨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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