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이 시작되었지만, 사회 분위기는 1905년 '을사늑약'이 맺어질 때만큼 을씨년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한 달 넘게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국정혼란이 지속되면서 경제가 최악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1월 경기전망지수는 84.6으로 전월 대비 12.7p 급락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하는 경기전망지수 또한 68.1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월의 65.0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벤처기업협회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발표한 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경기전망지수도 매우 낮다.
작금의 사태는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경제와 일하는 일반 시민의 삶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기업이든 국가든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 리더십이 성장과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고, 실패와 추락으로 이끌 수도 있다. 그렇기에 비록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념적 편향이나 당파적 이해에 따라 우리 편 네 편을 나누고,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면 그 피해는 모두 우리 경제와 주권자인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 대통령은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어떻게 국가 시스템을 경영해야 할 것인가. 1960년대 말 프레드 피들러를 비롯한 일군의 연구자들은 조직이 처한 내·외부적 상황에 따라서 효과적인 리더십 스타일이 다르다는 이른바 '리더십의 상황 이론(The Contingency Theory of Leadership)'을 발전시킨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다음 대통령의 자격을 논하기에 앞서 그(또는 그녀)가 마주하게 될 대내외적 업무환경과 시대적 과업이 무엇인가를 규명해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대전환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속화될 미중 패권경쟁과 국제 통상질서의 재편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어 우리 기업의 수출과 생산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오리무중이다. 우리의 안보와 경제 이익을 지켜내는 유연하고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내적으로는 날로 추락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계의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인한 고용구조 변화에 맞춰 청년과 노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고, 노동시장과 금융시장도 혁신 친화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첫째, 높은 수준의 도덕적·윤리적 품행을 가지고 있고, 구성원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둘째, 리더가 조직에 대한 헌신과 희생에 앞장섬으로써 구성원이 자신의 사익보다는 조직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이끈다. 셋째, 적절한 권한 위임을 통해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넷째, 구성원들 각자의 개인적 어려움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어려움에 빠진 구성원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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