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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1 (화)

"만40세도 짐 싼다" 은행계 카드사 희망퇴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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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진행하는 은행계 카드사/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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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하나카드에 이어 우리카드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은행계 카드사가 모두 희망퇴직에 나서는 건 약 3년 만이다. 다음달부터 카드수수료율이 내려가 인건비 절감이 필요한데다 4개 카드사 전부 수장이 바뀌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은행계 카드사는 특별퇴직금으로 월 평균임금의 19~31개월치를 주기로 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전날부터 오는 15일까지 3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자는 1969~1971년생이면서 지난해말 기준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이다. 다만 1971년생은 소속장급 직원이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1970~1971년생 희망퇴직자가 받는 특별퇴직금은 월 평균임금의 31개월치다. 1969년생은 월 평균임금의 19개월치를 받는다. 재취업 지원금도 특별퇴직금과 함께 현금으로 지급된다. 재취업 지원금은 1970년생에겐 3300만원, 1969·1971년생에겐 1000만원 지급된다.

우리카드는 이번 희망퇴직자에게 특별퇴직금 외에도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비, 여행상품권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자금은 자녀 1명당 최대 2800만원으로, 2명 이내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건강검진비는 최대 240만원, 여행상품권은 300만원 상당이다.

우리카드는 매년 희망퇴직을 진행하지만 올해는 특히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 대상자에 처음으로 포함된 1970년생 직원이 우리카드에 다수 포진해 있어서다. 내부에서는 1968~1969년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지난해보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카드까지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올해 모든 은행계 카드사는 희망퇴직을 단행하게 됐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가 한꺼번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건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신한·KB국민카드가 몇년간 희망퇴직을 건너뛰어서다. 신한카드는 2023년 1월, KB국민카드는 2021년 12월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오랜만에 신청을 받은 만큼 신한·KB국민카드는 희망퇴직자가 적지 않다. 신한카드는 지난달초 1968~1974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총 62명을 내보냈다. 희망퇴직자에겐 월 평균임금의 24개월치가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됐다. 최근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KB국민카드도 2021년 12월보다 희망퇴직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12월에는 약 1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지난 6~10일 희망퇴직을 신청받은 하나카드도 올해 대상자가 확 늘어났다. 하나카드는 2년 전만 해도 만55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만40세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15년 이상인 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하나카드는 이번주 내로 희망퇴직자 규모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은행계 카드사가 동시에 희망퇴직에 돌입한 이유는 인건비 절감이 필요해서다. 2012년 이후 3년마다 카드수수료율이 내려가고 있는데, 카드사는 판매비와관리비를 줄여가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올해는 또다시 카드수수료율이 낮아지는 해로, 인건비 감축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14일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0.50%에서 0.40%로 내려간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도 일제히 낮아진다.

4개 카드사 모두 최고경영자(CEO)가 새롭게 취임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측면도 있다. 신한카드는 1968년생인 박창훈 사장이 취임하자 1968년생까지를 희망퇴직 대상자로 결정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령대가 높은 분이 회사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신임사장 입장에선 조직을 쇄신하고 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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