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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 (월)

트럼프 취임식 대신 中 찾은 젠슨 황…'AI 칩 수출규제' 항의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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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추가규제 발표 직후 中 머물러…대만서 TSMC 회장 만나 동맹 과시

엔비디아 中 매출 비중 17%, 규제 시행 시 타격…"트럼프, 규제완화 가능성 높지 않아"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202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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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과 대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대통령 취임식도 참석하지 않는 등 주요 빅테크 CEO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과 환구시보 등 외신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엔비디아 선전 지사 방문을 시작으로 대만과 중국에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황 CEO는 지난 16~17일에는 대만을 찾아 파트너사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17일에는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고 대만 공상시보가 보도했다.

황 CEO는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날 현지 직원들과 춘제(음력 설)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황 CEO의 이같은 행보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주요 빅테크 수장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인데 황 CEO는 중국행 비행기를 탔기 때문이다.

황 CEO의 중국·대만 출장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 발표 직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보다 해당 사안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규제 발표 직후 "세계적으로 혁신과 경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규제안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을 제외한 국가에 AI 반도체 수출 상한을 두는 내용이 골자인데, 중국과 러시아 등 20여 개국에는 모든 제품 판매가 제한된다.

이 같은 조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중 약 17%는 중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으며 2025 회계연도 1~3분기(지난해 2~10월) 중국향 매출이 115억 70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구시보는 "황 CEO의 중국 방문은 중국 시장이 여전히 엔비디아와 글로벌 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고, 로이터는 "미 행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가 견조한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황 CEO의 이 같은 행보가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는 항의성 메시지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와 AI 반도체 수출규제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AI 반도체 수출규제가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발표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황 CEO가 대만 방문 기간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난 것도 메시지의 일부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칩스법(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비판할 때 대표적인 예시로 들었던 게 TSMC인데 황 CEO가 TSMC와의 동맹 관계를 대대적으로 과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 요청을 하더라도 AI 반도체 수출규제안이 후퇴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에도 대(對)중 수출규제에 대한 논의는 이뤄졌지만 실행된 건 트럼프 1기 행정부였다"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AI 반도체 수출규제를 더 강화하면 강화했지 완화할 유인은 없어보인다"고 분석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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