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호관 아내, 자필 편지로 불안감 호소
“남편이 현장서 큰 책임 떠안게 될까 두려워”
“출근하는 뒷모습에 매일 고통스럽고 불안해”
“너무나 큰 위험 속 한가운데에 있단 생각을
잠시라도 놓을 수 없어…지옥 같은 마음”
尹 대통령에겐 “책임 있는 행동 보여야”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검정옷을 착용하고 총기를 착용한 관저 근무자가 이동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근무 중인 경호처 직원의 가족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에는 “부디 이 길고 긴 상황을 끝내 달라”는 간곡한 호소가 담겼다.
13일 MBC는 현직 경호관의 아내 A씨가 쓴 이 같은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A씨는 편지를 통해 “지난 3주 동안 주말도 없이 현장에 투입돼 극도의 긴장 속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만 보다 이렇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2차 체포 과정이 예정돼 있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남편이 현장에서 큰 책임을 떠안게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 나가지 않을 수는 없는지 애타게 설득하지만 현장에 나갈 수밖에 없는 남편의 뒷모습에 매일 너무나 고통스럽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만큼은 너무 큰 위험 속 한가운데에 있다는 생각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며 “지옥 같은 마음”이라고 괴로워했다.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호처 관계자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씨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부디 이 길고 긴 상황을 끝낼 결단을 내려달라”며 “저희 같은 평범한 가족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더 이상 불안 속에 살지 않도록 대통령경호처가 제 자리를 찾도록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권한대행님의 손에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이 달렸다”면서 “저희와 같은 평범한 가족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더 이상 불안 속에 살지 않을 수 있도록 대통령 경호처가 제자리를 찾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읍소했다.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한 가운데 관저 정문 앞에 관계자와 경찰들이 관저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관저 정문 안에도 경찰 버스가 차벽을 치고 있는 것이 보인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 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경호처에 파견된 국군장병들이 체포영장 등 집행 장소에 동원되거나 소속 부대 차량 등 장비들이 이용되는 등 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해당 장병 및 지휘부가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집행과정에서 인적, 물적 손해가 발생할 경우 국가배상(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책임도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