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화장시설 포화…4일장 현실화
독감 환자 최대치…고위험 폭증 감염 우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수골실 안내 표지 뒤로 화장 현황이 안내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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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독감 환자가 폭증하자 ‘화장(火葬) 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독감과 코로나 등 호흡기 감염병의 유행과 낙상 사고 등 동절기 특성으로 화장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3일장 스케줄에 맞춘 화장이 어렵게 되자 어쩔 수 없는 ‘4일차 화장’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인구가 적은 지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가 고비라고 내다본다.
14일 오전 8시께 서울시 내 유일한 화장시설인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의 화장시설 5기는 쉼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화장 진행 상태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5개의 화로 모두 ‘화장 중’으로 안내됐다.
서울추모공원에선 총 5개 화로가 하루 14번 가동되는데 이날 오전 기준, 오는 16일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이날 장례를 시작했다면 장례 4일 차인 금요일에 화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감 폭증으로 인한 현실로 다가온 ‘4일차 화장’의 모습이다.
또 다른 서울권 화장시설인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6일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의 화장 현황 알림판. 이영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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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례문화진흥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5일장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기 떄문에 3일차에 화장을 못 했다면 대부분 4일차에는 화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 상황도 심각하다. 이날 오전 기준 서울 2곳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화장시설 7곳 중 인천가족공원을 제외한 수원시연화장,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 용인 평온의 숲,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등도 16일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특히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의 경우 17일까지 예약이 모두 찼다.
‘독감’ 대유행 여파 고스란히
이처럼 화장대란의 배경엔 독감 환자의 폭증세가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024년 12월 29일~2025년 1월 4일) 전국 300곳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9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주 전보다 약 1.4배 증가한 수치다.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증가세를 고려하면 가파른 추세다. 지난해 마지막 주(52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73.9명, 51주 차에는 31.3명, 50주 13.6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유행 후 고위험군 환자 증가세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곧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고령층 감염이 생길 수 있다”며 “고령층의 경우 면역이 약해 발열 등 증상이 없어서 빨리 알아채지 못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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