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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금)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사실상 포로교환”…이탈리아 언론인-드론공격 배후 이란인 서로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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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언론인 체칠리아 살라(왼쪽)가 8일(현지시각) 이란에서 체포됐다 풀려난 뒤 귀국해 로마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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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이란군에 드론 기술과 부품을 넘긴 혐의로 미국의 수배를 받아온 이란인을 풀어줬다. 앞서 이란이 이탈리아 언론인을 전격 석방한 지 나흘 만이어서, 이른바 ‘포로교환’ 성격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에 따라 체포한 모하마드 아베디니(38)를 석방했다고 에이피(AP)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석방된 아베디니가 이날 곧바로 이란에 들어왔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아베디니는 지난달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의 체포는 ‘그가 이란 군부에 정교한 드론 항법 기술과 부품을 공급해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미국은 특히 그가 넘겨준 부품이 지난해 1월 요르단 북부에 주둔한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데 사용됐다고 밝혔다. 당시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졌다.



이란은 아베디니의 체포에 대해 이탈리아와 이란의 관계를 훼손하는 “불법적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앞서 이란은 아베디니 체포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 취재 비자로 입국한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폴리오’의 기자 체칠리아 살라(29)를 국내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란의 살라 체포는 애초부터 이탈리아에 아베디니의 석방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카드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 카를로 노르디오 이탈리아 법무장관은 이란 당국이 살라를 전격 석방한 나흘 뒤인 이날 법정에 아베디니의 구속 취소를 요청했다. 아베디니는 이날 밀라노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석방됐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법무부는 “이탈리아와 미국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두 나라의 법을 모두 위반한 범죄만 인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아베디니의 혐의는 미국의 연방법 위반이지만, 이탈리아 법에는 범죄로 인정되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언론은 이란 정보기관뿐 아니라 외교부가 이탈리아와 적극 대화에 나서면서 아베디니의 석방과 귀국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조르자 메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와 이란, 미국의 “삼각 외교”가 살라의 석방을 보장한 핵심 열쇠였다’며 사실상 미국이 이번 외교협상에 개입했음을 내비쳤다. 실제 살라의 석방은 멜로니 총리가 깜짝 미국방문에 나서 플로리다 마럴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만난 뒤 이뤄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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