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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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대에서) 낙오돼 4~5일간 아무 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 하다 붙잡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생포했다고 밝힌 북한군 2명 중 1명은 우크라이나와의 전투 중에 북한군 병력이 상당수 손실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20세로 2021년부터 소총수로 군복무를 시작했다는 이 북한군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고작 1주일간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장에 투입됐다고 진술했다.
북한군은 러시아 남서부 격전지인 쿠르스크 지역에 약 1만1000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사상자는 3800명에 이른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주장했다. 외신들은 북한군이 이 지역에서 지뢰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인간 지뢰탐지기’로 활용되거나, 무인기(드론)를 동원한 현대전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채 투입돼 ‘총알받이’ 신세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에 피해를 본 북한군이 전투 경험을 쌓으면서 지역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실전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북한군, 동료 죽어도 진격”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전쟁 개입 정황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RBC우크라이나는 “수사는 공격적인 전쟁의 계획, 준비, 개시 및 수행과 관련된 우크라이나 형법 제437조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의 절차 관련 지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신병 처리 방침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 전투에서 북한군이 러시아군보다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병력 손실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올레 씨는 “러시아군은 피해를 입으면 후퇴하는 반면, 북한군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군대는 가장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지 않고 최전선의 다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북한군을 사실상 소모전에 투입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군과 교전한 또 다른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쿠르스크 지역 마흐노프카 마을에서 북한군과 교전한 우크라이나 제33분리공격대대 ‘빅 캣츠’의 레오파드 중령은 9일 영국 더타임스에 “북한군이 인간 지뢰 탐지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병사들이 3~4m 간격으로 떨어져 한 줄로 지뢰 매설지역을 걸어가고, 지뢰가 폭발해 사상자가 발생하면 의료진이 시신을 수습한 뒤 뒷줄에 있던 병사가 그 자리를 메우는 방식으로 지뢰밭을 통과한다는 것. 레오파드 중령은 “우리 대대가 가이드 중 한 명을 붙잡았지만 북한군은 생포를 거부하며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도망치려 했다”고 전했다.
● “북한군 전투력 상승, 시간 문제”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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