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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베네수엘라 대통령 취임 하루 전 반정부시위···야권 지도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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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9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연임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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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선거’ 논란이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야권 지지자들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를 열었다. 당국은 시위에 나선 야권 지도자를 즉각 체포했다.

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카스 도심에서는 베네수엘라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주관한 ‘마두로 대통령 3연임 반대 거리 행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베네수엘라 당국의 체포 우려로 지난해 7월 대선 이후 은신 중이었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모습을 드러내 지지자를 독려했다. 그는 연설에서 “이제 좋은 일이 다가온다. 베네수엘라는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우리는 두렵지 않고, 용감한 국민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시위대에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마차도는 서방 언론으로부터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큰 인기를 끌던 중 베네수엘라 당국으로부터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지지했다’는 혐의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으나, 이후에도 마두로 대통령 측에 맞섰고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전 야권 대선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해 왔다.

마차도는 집회 이후 보안 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고 베네수엘라 야권은 주장했다. 마차도가 속한 정당은 엑스에 “마차도가 집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당국에 의해) 폭력적으로 가로막혔다”며 “누군가가 그를 태운 오토바이에 발포했다”고 밝혔다. 몇 시간 뒤 다른 게시글에서는 “마차도는 납치됐고, 여러 개의 동영상을 강제로 녹화한 뒤 자유를 되찾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구금 사실 자체가 없는 ‘가짜 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AP는 이날 당국이 미리 배치한 군·경 때문에 시위 참여자는 예상보다 적었다고 짚었다. 베네수엘라 주민들은 과거 시위 도중 수많은 이들의 체포를 목격한 바 있다고 AP는 전했다. 현지에는 ‘콜렉티보’라고 불리는 친마두로 무장 단체도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취임식에 앞서 야당과 운동단체들은 정부가 저명한 언론 자유 운동가와 야당 인사를 잇달아 잡아들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7월28일 대선 이후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지만, 비공식 출구조사와 결과가 크게 다르고 부정선거 의심 정황도 포착돼 야권의 불복 선언으로 이어졌다. 당시 선거에서 승리를 주장하는 야권의 곤살레스 우루티아 전 후보는 “10일부터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당국은 해외로 피신한 곤살레스 우루티아에 대해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수배령을 내린 바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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