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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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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쓰며 만난 집주인이 “셰셰”…서울서 월세받는 외국인 1년새 급증[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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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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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에서 집을 사 전월세를 놓은 외국인 집주인 수가 1년 새 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 임대 수익을 내는 외국인은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섰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을 투자처로 활용하는 외국인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임대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내 임대차 거래 중 외국인이 임대인인 계약은 7966건으로 전년(4627건) 대비 72% 증가했다. 외국인이 임대인인 거래는 주로 일자리나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에 집중됐다. 특히 인천의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외국인이 임대인인 임대차 계약이 직전 년도(501건)의 2.6배 수준인 1322건 발생했다.

서울(7966건)과 경기도(5118건)의 거래 건수를 합칠 경우 총1만30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의 전체 임대차 거래 건수(약156만건)의 1% 수준이다. 다만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국인의 임대차 거래는 2021년 6월 전월세 신고제가 의무화되면서 본격적으로 통계에 잡히기 시작했다.

외국인 집주인의 증가는 국내 거주 외국인 증가와 주택시장의 변화와 밀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년 새 집값이 오르고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거래가 늘자, 서울 및 수도권 주택이 외국인의 새 투자처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 수가 246만명을 기록하며 통계가 처음 발표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서울 거주 외국인이 40만명을 넘어섰다. 법무부 이민행정 빅데이터 분석·시각화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6만5132명이었던 서울 내 외국인 인구는 ▷2022년 37만8182명 ▷2023년 39만7153명 ▷2024년(11월 기준) 41만3317명으로 증가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국 주택 시장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글로벌에서도 서울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로 보고 있다”면서 “여기에 전반적인 전월세 수급 불안정으로 앞으로도 임대차 거래 등에 나서는 외국인 임대인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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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대인이 늘어난 탓에 온라인에서는 ‘외국인 집주인과 거래하는 법’, ‘외국인 집주인과 전세 계약해도 될까?’ 등 거래 안정성에 대해 문의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 변화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포함)을 매수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은 총 1만7478명으로 직전년(1만561명) 대비 약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64.9%(1만1346명), 미국인이 14.5% (2528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외국인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점은 한국 부동산 시장으로 해외 자본이 투입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 또 외국인이 소유한 주택이 전세 사기를 일으켰을 때 도주 등 행적이 파악되지 않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외국인 집주인 전세보증 사고는 총 52건, 사고 금액은 약123억40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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