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앉아있다 사망" 한파 내일 절정

◀ 앵커 ▶

올 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에,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강원 지역에선,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한파는 내일 절정에 이르렀다가 주말쯤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주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남성이 편의점으로 들어가 뭔가를 부탁하고 점주는 서둘러 휴대폰을 찾습니다.

오늘 오전 8시 40분쯤, 강원도 원주의 한 편의점 근처에서 남성이 앉은 채로 몇 시간 째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최초 신고자 (음성변조)]
"그냥 앉아서 그냥 몸만 이렇게 앞으로 뒤로 이렇게 왔다 갔다 하셨거든요. 그런 분이 종종 계세요. 술 취해서 앞에서 앉았다…"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한 곳입니다.

당시 기온은 영하 8.6도 정도로 매우 추웠는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천은 꽁꽁 얼어붙고 전통시장에는 인적이 끊겼습니다.

오늘 아침 강원 대부분 지역이 영하 12도를 밑돈 가운데 평창 대관령은 체감온도 영하 28.1도를 기록했습니다.

[신정옥/전통시장 상인]
"추우니까 여기다 불 놓고 이불 뒤집어쓰고, 이렇게 덮고 이렇게 지내는 거지 뭐."

"금일 관광 곤돌라는 긴급 기계 점검으로 운영을 중단합니다."

영하 12도의 한파가 몰아친 전북 무주에선 곤돌라가 멈췄습니다.

오늘 오전 무주 덕유산리조트와 설천봉을 연결하는 곤돌라 운행이 중단돼 승객 2백여 명이 40여 분 동안 공중에 갇힌 채 추위에 떨었습니다.

[문운주/광주광역시]
"출렁거려 가지고 전부 다 멀미를 해서 멀미약 있냐고 했더니 멀미약이 없다고 하더라고. 울렁거려요, 바이킹 타는 기분이었죠. 출렁거리 듯이 그런 식이었어요."

충남 지역에선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대부분 지역 최저 기온이 두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제주에선 눈과 강풍으로 인한 기상 악화로 제주공항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해 오늘 하루 2백여 편이 결항됐습니다.

내일 아침 강원 내륙이 영하 21도로 떨어지는 등 한파는 내일 절정에 이르렀다가 일요일에 돼서야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영상취재 : 차민수 (원주), 추영우 (춘천), 유철주 (전주), 김준영 (대전), 박재정 (제주), 김현명 (제주) / 영상편집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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