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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단독] 현대차 울산 변속기공장 철거해 친환경차 전용 생산기지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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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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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 위치했던 변속기 생산공장 중에서 일부를 철거하고 해당 용지에 들어설 새로운 친환경차 생산시설을 물색하고 나섰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 핵심 부품 생산을 계열사들에 맡기고, '본진'인 울산공장은 친환경차 양산체제 구축에 힘쓴다는 포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안에 위치하고 있던 전륜 6단 자동변속기와 DCT(듀얼클러치 변속기) 생산공장 철거를 진행 중이다. 이로써 현대차의 변속기 생산량은 줄어들게 되고 필요에 따라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에서 변속기를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07년 말 6단 자동변속기를 독자개발하면서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 투싼, 싼타페, 기아 K5, 스포티지, 쏘렌토, K7 등 주요 모델로 탑재 차종을 늘려왔다. 그러나 6단 자동변속기는 8단 변속기 등에 비해 다소 연비가 떨어져 최근에는 적용 차종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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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차를 기준으로 6단 자동변속기는 아반떼 LPG 모델과 쏘나타 2.0 자연흡기 모델에만 탑재된다. 또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6단 변속기가 쓰이지만, 이 변속기는 현대트랜시스에서 하이브리드용으로 별도 제작된다.

DCT 변속기 역시 소형부터 중형까지 다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돼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투싼,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 등 준중형 SUV에만 장착하는 상황이다. DCT 변속기는 아반떼N, 벨로스터N 등 N브랜드 고성능 모델에도 장착된 바 있으나, N브랜드가 내연기관 모델을 추가 개발하지 않기로 하면서 DCT 변속기의 쓰임새도 줄었다. 이번 생산공장의 철거로 현대차는 더 이상 울산공장에서 DCT 미션을 생산하지 않게 됐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핵심부품 생산을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소형 가솔린 엔진인 카파엔진의 국내 생산을 종료했다. 2023년 말에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던 디젤엔진인 A엔진과 R엔진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들 물량을 계열사 생산체계로 바꾸면서 현대차는 울산공장을 친환경 및 미래 모빌리티 생산시설로 탈바꿈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울산공장 내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 터에는 울산 EV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2조원가량을 투입한 이 신규 공장은 내년 1분기 제네시스의 풀사이즈 전기 SUV인 'GV90'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생산량은 20만대로 모두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캐스팅' 공장 건설 작업도 울산공장 용지에서 진행 중이다. 이는 차량 부품을 통째로 찍어내 조립하는 방식으로, 테슬라에서 처음으로 생산에 투입해 '제조 혁신'으로 불렸던 기술이다. 현대차는 이 시설을 올해 8월 준공해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연기관 관련 부품 생산공장들이 줄어들게 되면서 이 땅에 어떤 생산시설을 추가할지 현대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7일 노보를 통해 "PT(파워트레인)사업장의 단산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울산공장 내 유휴 용지에 대한 미래 산업 전환 방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 변속기 등을 말한다. 또 "현재 철거 중인 '6단 자동변속기·DCT' 터에 수소연료전지 생산을 위한 사업을 확정하라"면서 고용안정과 자동차 산업 성장을 위한 신사업 계획을 마련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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