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1개월 조카 24층 창밖으로 던진 고모, 항소심도 징역 15년

"안아보고 싶다"며 건네받은 후 던져

유족에게 용서 못 받아

法 "심신미약·엄벌 탄원 고려"

생후 11개월 된 조카를 고층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43)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9일 대구고등법원 형사1부(정성욱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형량인 징역 15년을 유지했다. 변론 종결 이후 피고인이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자, 피해자 모친은 탄원서를 다시금 제출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우울증 등 심신미약 상태"라며 "초범이지만 방어 능력이 전혀 없던 생후 11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를 아파트 24층 밖으로 내던져 잔혹하게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은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했다. 피해자 모친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5월8일 동생 부부가 거주하던 대구의 한 아파트 24층에서 작은방 창문을 통해 생후 11개월 된 조카 B군을 내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아이의 모친 C씨에게 "조카를 안아보고 싶다"며 건네받았고, C씨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방문을 잠그고 범행을 저질렀다.

조사 결과 A씨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사이코패스) 성향과 우울증 등으로 약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범행 후 "(조카를) 안락사시키려 했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임상 심리평가 결과 A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피해 아동 부모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 아동 어머니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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