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9 (목)

멕시코 마약카르텔 겨냥한 트럼프팀 "테러단체 지정 논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팀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집권 1기 당시 실현하지 못했던 구상을 다시 꺼내 드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테러단체 지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가 취임 첫날에 멕시코 카르텔을 해외 테러단체로 지정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누구를 지정하고 언제 행동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멕시코 카르텔을 해외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특수부대를 동원해 카르텔 간부들을 제거하거나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제조소를 폭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테러단체로 지정되면 미국 기업이나 개인과 각종 거래가 금지된다. 해당 단체를 돕는 이들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IS), 보코하람, 하마스 등이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다.

다만 멕시코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지정될 경우 미국의 최대 무역파트너 중 하나인 멕시코와의 관계가 뒤흔들릴 수 있다. CNN방송은 "멕시코 카르텔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약물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고, 인신매매에도 연루돼있다"면서도 "이미 미국은 국제적 범죄조직을 단속할 수 있는 충분한 도구를 갖고 있다.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지정한다고 추가로 제공되는 자원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였던 2019년 말에도 이러한 구상을 추진하려 했지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시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 밀매 등에 협력하겠다고 지정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보류했었다. 특히 윌리엄 바 당시 미 법무부 장관 등 해당 문제에 공격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조차도 멕시코와의 복잡한 관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 소식통은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이어지고 있는 최근 논의와 관련해 "멕시코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카르텔 단속에 대한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테러단체 지정을 지지하고 트럼프 팀과 관련해 논의한 공화당의 토니 곤살레스 의원은 CNN에 "현재도 일부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나 매우 단편적 방식이고,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번거로운 절차가 뒤따르고 있다"며 "멕시코 정부에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 5개 주·미국 5개 주·쿠바 등에 둘러싸인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아메리카만)으로 바꾸자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언급과 관련, "북미 지역을 '멕시코 아메리카'로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응수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가 마약 카르텔에 의해 지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해서도 "멕시코의 주권은 국민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