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투자규모 24.3조원 역대 최대
"연관산업 생태계 활성화·고도화 촉진"
울산·화성 전기차 생산거점 인프라 확충
미래차 원천기술 확보 위한 연구개발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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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에도 국내 투자 늘린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최근 신년회에서 "올해는 앞으로의 수년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중국의 완성차 산업은 이미 전동화를 넘어 그다음 단계인 스마트화로 진입했다는 평을 듣는다.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첨단 분야에선 선도자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하는 일본의 2, 3위 완성차 기업 혼다와 닛산은 연내 합병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기아 차원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고율 관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등 다양한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위기 후 신차 판매량이 가장 적을 정도로 어려워진 내수 시장도 불안 요소다. 유럽에선 당장 올해부터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돼 전기차 판매가 미진하면 벌금을 물어야 할 처지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광명공장)에서 생산중인 EV9.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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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가 산적했지만 투자 소요처는 늘었다. 최근 2, 3년간 진행한 전기차 전용공장이나 생산라인 개·보수를 연내 대부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이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등 미래 이동수단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분야 투자도 필요하다. 본사를 비롯해 핵심 연구·생산시설이 국내에 자리 잡은 만큼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선 ‘혁신 허브’로 꼽히는 국내 투자가 1순위라고 판단했다.
미래차 개발 R&D·전동화 설비 확장
올해 국내 투자액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부문은 경상투자다. 전기차 전용공장 등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신공법, 고객체험 거점 등 기반시설을 보완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기아의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에 이어 올해는 화성에 목적기반차량(PBV) 전용공장을 완공해 하반기 가동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PBV는 화물·여객 운송 등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B2C 분야까지 수요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는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선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차체를 한 번에 찍어내는 방식의 하이퍼캐스팅 공장이 들어선다. 고객체험 거점은 서울 강남대로 사옥에 짓고 있는 UX스튜디오 서울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대기중인 완성차.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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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부문은 다양한 전동화 차량에 적용할 차세대 동력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4, 5년가량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을 접목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내다본다. 현재 주력인 하이브리드는 1000㏄ 전후 소형을 비롯해 3500㏄급 고배기량 하이브리드, 후륜 하이브리드 등 종류를 늘린다.
전기차 역시 꾸준히 신모델을 확장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21개 모델을, 기아는 2027년까지 15개 모델을 갖출 예정이다. 고성능 전기·전자 설계를 적용한 SDV 페이스카는 내년 프로젝트를 마치고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완성차 이외에도 철강 분야에선 전력비용 감축 등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친환경 소화설비 등을 새로 짓는다. 수소 생산 실증사업, 소형모듈원전, 신재생에너지, 물류거점·친환경차 용선 확대 등 다른 분야에서도 예정대로 투자한다.
기아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EVO Plant) 생산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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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내 투자계획 발표는 고객과 주주 등 시장 내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하려는 일환이기도 하다. 투자 방향성을 알려 주요 계열사 가치를 제고하고 연관 산업 협력사가 사업계획을 짜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놓는 등 경기침체가 지속된 상황에서 국내 경제 활성화, 전·후방 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촉매 역할도 기대된다.
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 끊임없는 체질 개선,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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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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