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수사관들이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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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폭발 시킨 용의자가 폭발을 계획하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고 시엔엔(CNN)이 7일 보도했다.
케빈 맥마힐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보안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용의자인 매튜 리블스버거(37)가 폭발을 실행하는 방법을 둘러싼 정보를 챗지피티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알기로는 미국 땅에서 개인이 특정 기기를 만드는 데 챗지피티가 활용된 첫 사례”라며 “우려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맥마힐의 발언은 이번이 미국 내 챗지피티 등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계획된 첫 범행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리블스버거가 생전 사용했던 노트북과 휴대폰을 분석 중에 있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 베레(Green Beret) 소속으로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으며 5개의 브론즈 스타 훈장을 받은 리블스버거는 폭발 직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리블스버거는 폭발물의 표적, 특정 탄환의 이동 속도, 애리조나에서 불꽃놀이가 합법인지에 대한 정보 등을 챗지피티를 통해 검색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또 그가 폭발에 이용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안에는 27kg의 불꽃놀이 재료가 실려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여전히 무엇이 폭발을 일으켰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앞서 경찰은 사이버트럭 안에서 총기와 불꽃놀이 재료, 여권, 군 신분증, 아이폰, 스마트워치 등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총기는 모두 합법적으로 구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은 리블스버거가 미국의 병폐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차량을 폭발했다는 글을 남겼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건 테러 공격이 아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사건”이라며 “미국인들은 오직 스펙터클과 폭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불꽃놀이와 폭발물을 이용한 스턴트보다 내 요점을 전하기에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라고 썼다고 한다. 또 “내가 잃은 형제들”에 대한 마음을 “정화”하고 “내가 죽인 생명들에 대한 짐을 스스로 덜어내”야 한다는 글도 휴대폰에 남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정치적 불만, 사회 문제 등 국내외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불치병에 걸려 붕괴를 향해 가고 있다”고도 썼다.
수사 당국은 그가 트럼프 호텔 앞에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폭파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는지 조사했으나 리블스버거가 트럼프를 향한 악감정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오히려 그가 남긴 글 중에는 미국이 트럼프와 머스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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