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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고용 안정성 개선으로 우주인재 진입 장벽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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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

머니투데이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이 우리별3호 위성 모형 앞에 서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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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눈길을 처음 걷는 마음입니다. 한국 우주연구의 발자취를 남기는 심정으로 후세대도 오랜 시간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야죠."

7일 대전 유성구 KAIST(카이스트) 우주연구원에서 만난 한재흥 KAIST 우주연구원장(사진)은 백범 김구 선생이 자주 인용한 시구 '첫 눈길을 밟는 이가 남긴 발자취는 후인의 길이 되니 허튼 걸음을 하지 말라'를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국내 우주 R&D(연구·개발)와 인재양성을 이끌 KAIST 우주연구원을 책임진 그의 새해 다짐이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를 중심으로 KAIST 최고의 교수진이 모여 우주연구원 문을 열었다. 국내 첫 대학 기반의 우주연구기관이다.

한 원장은 "우주 R&D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결합해 완성되는 종합연구체계"라며 "본 전공은 달라도 우주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각자의 지식에 기반해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실용기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용기술은 '이벤트성'으로 한번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닌 오랜 시간 두고두고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엔 이 전략이 더욱 유효하다는 시각이다. 한 원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중용한 트럼프행정부는 여느 때보다 우주의 전략적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압도적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우주에 엄청나게 투자할 것이고 투자의 중심은 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전통적인 연구센터가 아닌 실용기술일 것"이라고 했다.

KAIST 우주연구원도 실용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임무를 마친 인공위성을 붙잡아 다시 지상으로 데려오는 이른바 '우주잔해 처리기술'(능동제어기술)이다. 4개의 로봇팔이 부착된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포획목표 물체에 접근해 붙잡아오는 그림을 구상 중이다. 첫 포획목표는 '우리별 3호'다. '우리별 3호'는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쏘아올린 우리나라의 세 번째 인공위성이다. '우리별 3호'를 포획할 위성은 2027년 '누리호 6호'에 부탑재체로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이 모든 목표를 달성하려면 먼저 "'우주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한 원장은 "우주연구에 힘을 쏟는 많은 연구원 중 상당수, 그것도 박사 이상의 고급인력이 계약직 형태로 고용돼 있다"며 "연구수요에 비해 국가가 정해둔 정규직 채용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우주 R&D를 이끈 1세대 연구자는 은퇴를 앞뒀고 이들의 기술을 직접 전수받아야 할 후속 연구세대는 부족한 고용안정성·보상체계 때문에 연구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수를 무작정 늘리는 게 아닌 계약직이어도 연구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계약형태와 상관없이 연구를 잘한 사람에겐 훨씬 큰 보상을 지급하는 게 한 방법"이라고 했다.

스위스 우주 잔해 제거 회사 '클리어스페이스'가 연구중인 우주 잔해 포획 위성 '클리어스페이스-1'의 작동 모습(가상)/사진=ESA

대전=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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