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7일(현지시각)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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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열리는 자신의 취임식 전까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잡아두고 있는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에서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임명한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가자 전쟁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로 떠났지만, 휴전이 이뤄질 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당선자는 7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전까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에서 지옥이 열릴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지옥이 열린다는 것)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일은 “절대 없었어야 했다. 사람들은 그 일을 잊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도 말했다. 가자전쟁 발발 이후 현재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등 인질은 약 100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중 생존자가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자가 중동 특사로 임명한 스티브 위트코프도 기자회견 자리에 나서 취임 전까지 인질 석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위트코프는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지만 말을 아꼈다고 뉴욕타임스와 시엔엔(CNN)은 보도했다. 그는 “취임식에 대통령을 대신해 발표할 좋은 내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8일 카타르 도하로 가 휴전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을 이끌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휴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어려운, 도전적 상황”이라고 시엔엔에 말했다. 백악관 사정을 아는 민주당의 고위급 인사도 시엔엔에 휴전 협상이 20일 전 타결되는 것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말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60일의 휴전 협상에 합의한 뒤 카타르·이집트·미국이 중재해 가자전쟁 휴전 협상이 진행되어왔으나, 석방하는 인질 수와 명단, 종전 여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주둔 등 세부 쟁점을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내정자가 7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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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자가 위협한 대로, 취임식 전까지 인질 석방 등 휴전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펼쳐질 미래도 불확실하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전 국무부 중동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가한 공격보다 더 많은 공격을 미국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에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자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는 것을 포함해 트럼프 당선자가 앞으로 더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오마르 라흐만 중동 문제 위원회 전문가(펠로우)는 이미 지옥같은 가자지구에서 또다른 공습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면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리더십이 예측이 안된다는 우려를 알자지라에 말했다.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에 대해 공격할 수도 있고, 가자 지구에서 사실상 ‘인종 청소’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이스라엘에서는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가족들과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 공습도 계속 되고 있다. 하마스가 관할하는 가자 보건부는 8일 24시간 동안 31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쳤다고 이날 밝혔다. 숨진 이들 중에는 어린이 4명도 포함됐다. 지난해 10월7일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4만5885명, 부상자는 10만9196명이다.
이스라엘이 국내에서 등 무기 공급과 폭탄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 건설 등 2억7500만 달러 상당의 계약 2건을 체결했다고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에얄 나미르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7일(현지시각) “모든 유형의 폭탄과 탄약을 생산하는 주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자 전쟁의 중요한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인구가 밀집한 가자지구에서 중화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분쟁 감시 기관인 에어워즈는 “21세기 가장 파괴적 충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한 주택이 이스라엘군에 공습당한 현장을 사람들이 확인하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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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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