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4.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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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증권업계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TV, 가전 기업과의 경쟁 심화와 물류비,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당초 예상된 영업이익 추정치(3970억원)를 크게 밑도는 14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 상태다.
8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조 777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3% 줄었다. 앞서 증권가에선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해 4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최근에는 2500억원까지 하향조정했지만, 낮아진 눈높이에도 부합하지 못한 실적을 내놨다.
LG전자 측은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나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줬다”며 “연간 전사 경영실적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는 TV, 가전, B2B, 전장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TV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신사업을 추진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부에서 투자 비용이 증가한 것도 수익성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물류비가 LG전자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계속 상승해왔다. LG전자는 이날 공식 자료에서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나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주력 사업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생활가전은 지난해 2년 연속으로 매출액 3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LG전자는 추정했다. 다만 가전 분야 역시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장 정체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연간 전사 경영실적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매출액으로만 보면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4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10%를 넘어선다.
올해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AI,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 수요에 맞춰 구독, D2C 등으로 사업 방식을 다변화하고, 유럽 고가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장사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며 다소 영향을 받고 있지만 2년 연속으로 연 매출액 10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텔레메틱스, AVN, 디스플레이 등)에서는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는 미래준비 차원에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에 주력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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