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겨냥한 독일‧영국...“트롤에 먹이주지 말라”
EU, 머스크 정치간섭에 원론적 입장 반복 지적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공화당 의원들의 만남에 함께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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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에 영향력을 뻗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인을 향해서도 ‘정치 간섭’에 나서자 스페인은 즉각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라르 알레그리아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의 정치 간섭 시도에 “이런 플랫폼은(SNS)은 항상 절대적인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며 다른 국가의 정치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5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에서 성폭행 유죄 판결 관련 기사를 캡처한 이미지를 재공유하며 “와우”라고 썼다.
해당 기사는 지난해 9월 27일에서 현지 매체 라라존이 보도한 것으로, 카탈루냐에서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24명 중 22명이 스페인 시민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카탈루냐 지역 인구의 17%가 이민자라는 내용도 담고 있다.
독일, 영국 등에 이어 스페인과 관련해서도 정치에 간섭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알레그리아 대변인이 ‘중립’을 강조한 것이다.
카탈루냐 사회당 대표 살바도르 이야도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머스크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민주주의가 극우 동맹 기술 억만장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도 카탈루냐의 이름을 사용하여 혐오 발언을 퍼뜨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드로 산체프 스페인 총리는 이민율과 범죄율 사이 연관성을 부인하며 “범죄 측면에서 외국인이 스페인 사람보다 더 낫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스페인 범죄율이 2011년 이후 매년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내무부 보고서에서도 이민 현상이 범죄율에 부정적이거나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유럽 국가들을 향해 계속해서 SNS 정치 간섭을 이어가자 각국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머스크가 자신에 대해 왕립검찰청(CPS) 청장 당시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고 비난하자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로부터 “무능한 멍청이”, “사퇴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트롤(troll·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대응했다.
한편 유럽 각국에 대한 간섭이 심화하는데도 유럽연합(EU)이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는 “논쟁을 부추기지 않겠다는 게 정치적 선택”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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