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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단독]노루페인트, 中 정부 횡포에 점유율 30% 수지 사업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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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화윤신재료유한공사 지분 전량 공동 투자자에 매각

中정부, 2020년 장강 유역 내 회사에 사업지 이전 지시

“높지 않은 중국 시장 매력도 고려하면 전화위복 될 것”

이 기사는 2025년01월07일 16시08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노루페인트(090350)가 지난 2012년 중국 석유화학 기업과 합작 투자한 도료용 수지 회사 ‘노루화윤신재료유한공사’ 지분 전량을 공동 투자자인 강소화윤화공유한공사에 모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사업지 이전을 요구하면서 불가피하게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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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 마련된 노루페인트 부스 전경. (사진=노루페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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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는 노루화윤신재료유한공사 지분 50%를 강소화윤화공유한공사에 전량 매각했다. 중국 정부에서 장강 유역 내 회사들을 모두 이전하라는 요청에 따라 설비 이전보다는 지분 매각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중국 정부는 장강 유역 1㎞ 내 회사에 대해 이전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이전 유예기간을 2024년 12월까지 가졌고 노루페인트는 이 과정에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노루화윤신재료유한공사는 노루홀딩스와 중국 강소화윤화공유한공사가 50:50 지분으로 출자해 설립한 도료용 수지 전문회사다. 도료용 수지는 천연 또는 합성된 고분자 화합물인 수지를 용제에 녹인 것으로 무기 재료로 만들어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도료의 품질과 물성을 좌우하는 핵심 원료로 꼽힌다.

강소성(江蘇省) 양주시(敭州市)에 위치한 합작사는 노루그룹의 제품 설계기술과 생산기술력을 기반으로 중국 측 강소화윤의 생산설비와 유통망을 접목해 현지에서 도료용 수지사업을 벌여왔다.

연 2만톤 이상의 수지 생산설비를 갖추고 폴리에스터, 아크릴, 알키드, 우레탄, 에폭시수지 및 경화제 등을 생산해 칼라강판용, 공업용, 선박 및 건축·중방식용 도료시장에 공급했다. 실제 중국 용제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등 현지 시장 장악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루페인트는 합작사 지분 매각으로 중국 도료용 시장 영향력을 잃게 됐지만 시장에서는 전화위복(轉禍爲福)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화학 기업의 탈(脫) 중국 기조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노루페인트 입장에서도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저렴한 인건비와 광대한 내수 시장을 매력적으로 여겨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비용 상승과 규제 강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 추이는 신흥개발국가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절감이 핵심인 제조업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외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점차 사라지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사업 전체를 다른 곳으로 한번에 이전하기엔 기업에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며 “중국 시장이 갖는 의미가 이전보다 퇴색된 점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지분 매각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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