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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그린란드 매입? 논의한적 없다” 공화당내 회의론…트럼프는 장남 파견하며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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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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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상태에서 이미 지구 곳곳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당선인 신분으로 파나마 운하 운영권 미국 반환, 그린란드 영토 매수 등의 의지를 불사르며 각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속한 미 공화당은 집권 여당의 입장에서 트럼프의 이런 행보를 회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공화당 내 의원들 다수가 트럼프 당선인의 움직임을 극히 정치적인 접근 방식으로 치부하며 국익 신장을 위한 협상 지렛대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고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또한 다수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갑작스런 의제 설정 시도에 당황해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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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영토에 해당하는 그린란드 자치령의 한 마을 전경.[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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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힐은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한 트럼프의 야망은 공화당의 의심에 직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곧 취임할 국정 최고 책임자의 거대한 구상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은 그린란드를 편입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할 생각 또한 없다”고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 “들어는 봤지만, 실제로 논의한 적 없어”
미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돌려받는다는 구상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파나마 운하의 중립성 보장이 미국 핵심 국익과 직결된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의원들 일부는 미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동의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홍콩 업체 2곳이 파나마 운하 운영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중국이 파나마 운하 운영에 개입하려 한다고 매번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가 실제로 그린란드나 파나마를 손에 넣을 거라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 이후 지난 4년간 한 번도 이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전 미 하원 외무위원장인 마이클 맥콜 의원(공화당, 텍사스주)은 “그건 매물로 나와 있지 않다”며 “법적으로 그런 걸 사고 팔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그냥 자유롭게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 같다. 그는 그린란드를 정말 갖고 싶어하고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아마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헐값에 팔아넘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로 우린 (파나마 운영권을 넘기면서) 많은 것을 포기했고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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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전경.[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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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콜 의원은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외교정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미 트럼프의 의제가 의회를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일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며, 그게 트럼프의 방식”이라며 “여러분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아닌지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 코린 상원 의원(공화당, 텍사스주)은 “트럼프 당선인의 소셜미디어 외에는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영토 확장의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은 1845년 하와이와 알라스크를 확보하면서 총 50개주가 되었고, 그 외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말한 것 말고는 그런 논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인의 의중이 무엇인지 기꺼이 들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이와 관련된 세부 계획이 조만간 국회에 보고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 반신반의하지만…장남 파견 등 진지한 대응에 각국 초비상
하지만 트럼프의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은 매우 진지한 수준이다. 자신의 장남을 그린란드에 급파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 아들 돈(도널드의 애칭) 주니어와 여러 대표자가 가장 멋진 지역과 명소를 방문하기 위해 그곳(그린란드)을 여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린란드는 놀라운 곳이며, 그곳이 우리나라의 일부가 된다면, 그리고 그때가 온다면, 그곳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매우 악랄한 외부 세계로부터 그곳을 보호하고 아낄 것이다.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MAKE GREENLAND GREAT AGAIN!)”라고 적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주니어의 그린란드 방문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팟캐스트용 비디오 콘텐츠 촬영을 위해 7일 하루 동안 그린란드를 방문할 것이며, 현지 당국자나 정치인을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릭 스캇 상원의원(공화당, 플로리다주)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에 대한 생각이 매우 진지한 수준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그 외 여러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 대해 미래 외교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협상용 포석이라고 본다고 더힐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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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왕실이 지난달 20일 문장을 변경했다. 기존 문장에 그린란드를 상징하는 북극곰의 크기를 키웠다.[덴마크 왕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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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폭탄’ 발언에 덴마크, 파나마, 캐나다 등의 나라는 홍역을 앓고 있다.

덴마크 왕실은 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2월 20일 새 왕실 문장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새 문장은 기존 3개의 왕관이 있던 자리를 북극곰으로 대체했다. 3개의 왕관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3국 연합체인 ‘칼마르 동맹’을 상징한다. 하지만, 오늘날 칼마르 동맹이 유명무실해져 이를 문장에서 없애고 대신 작게 그려졌던 북극곰을 키운 것이다. 북극곰은 그린란드를 상징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 파나마와 함께 캐나다에 대한 야심까지 드러냈다.

미국과 함께 ‘쓰리 아미고스’라 불리는 주변국(캐나다, 멕시코)에 자신의 취임과 함께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

트럼프 당선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을 황급히 방문하자 그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관세가 없는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 등의 여파로 트뤼도 총리는 이날 사임 의사를 밝혔다.

파나마 대통령실은 트럼프의 발언에 위협을 느끼며 지난달 31일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은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운하는 영원히 파나마의 손에 놓여 있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파나마 주민들은 트럼프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불에 태우며 반발했고,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1㎡도 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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