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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국방과 무기

미사일 2차례 상승·하강 주장… ‘한·미 요격망’ 무력화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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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극초음속미사일 성공”

2024년 발사한 ‘화성-16나형’ 동일

초고속에 활공 가능 HGV 탑재

2차 상승 사실 땐 요격체계 교란

고체연료 불구 비행거리 확 늘어

北 “탄소섬유 신소재 사용했다”

中·러 관련장비 확보해 개발 추정

북한이 6일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미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해 전략 표적을 타격하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7일 공개한 발사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지난해 4월 북한이 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형’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 탄두 부분에 활공이 가능한 극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한 기종이다. 탄도미사일이 HGV를 고고도(40∼100㎞)로 밀어 올리면, HGV가 대기권 안에서 글라이더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극초음속으로 저공비행하는 형태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요격을 목표로 개발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체계가 극초음속미사일을 탐지하기 어렵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세계일보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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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속에서도 기술적 난도가 높고 개발비도 비싼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북한이 주목한 것도 한·미·일이 지속적으로 미사일방어체계를 강화하는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은 중거리 지대공요격무기(M-SAM)와 장거리 지대공요격무기(L-SAM) 등으로 구성된 KAMD를 구축하고 있으며, 극초음속미사일 요격 능력 확보도 추진 중이다.

북한은 2021년 1월 극초음속미사일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했다. 같은 해 9월 북한은 액체연료를 쓰는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 당시 군 당국은 비행거리가 200㎞ 미만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에 북한이 쏜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미사일은 비행거리가 1100여㎞(합참 기준)에 달했다. 액체연료를 쓰는 탄도미사일을 고체연료로 바꿨고 비행거리가 늘어났다. 고체연료 추진체계의 추력 크기와 연비, 비행 제어 등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미사일 방어체계 돌파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한 흔적도 엿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나타난 모니터링 화면으로 볼 때 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한 다음 1차 정점에 이르렀고, 탄두가 분리된 다음 하강과 상승을 반복해 2차 정점을 찍은 뒤 종말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다층 미사일방어망에 속한 요격체계 중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 것인지를 신속하게 정하지 못하도록 교란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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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2차 정점고도는 없었다”며 북한 주장에 기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HGV가 1차 정점고도에서 하강한 뒤 2차 정점고도에 이르려면 HGV를 상승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운동에너지가 쓰이므로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요격 위험을 높인다. 2차 정점고도가 실제로 있었는지, 2차 정점고도로 북한의 HGV가 상승했다면 속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일각에선 레이더에 유의미하게 탐지되지 않는 수준으로만 HGV를 높여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2차 정점고도를 확보하는 기술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제작에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대기가 희박한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일반적 탄도미사일과 달리 대기권 내로 비행하는 구간이 길기 때문에 저항과 마찰에 강한 신소재 적용이 필요하다. 북한은 중국·러시아 등을 통해 탄소섬유소재 관련 장비를 확보, 기술 개발을 진행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일보

北 공개한 발사 사진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7일 보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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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기술협력 가능성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재와 비행 및 유도체계 등 ‘결코 쉽지 않은 기술력을 획득’이라고 (북한이) 밝혀, 자체적인 기술 개선도 있겠지만 러시아의 기술협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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