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소스를 코인육수 형태로 가공
국물 요리에 한 알씩 사용해 간편
팔도의 솜씨당 오늘육수 마라스톡/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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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엇갈린 마라
2000년대 후반 '마라탕'이란 생소한 음식이 국내에 등장했다. 빨간 국물에 다양한 채소와 고기를 넣어 샤브샤브처럼 끓여 먹는 이 음식은 새로운 요리에 목말랐던 2030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매운 맛을 지녔지만 한국의 고추나 마늘과는 다른 얼얼한 매운 맛은 중독성이 있었다. 마라가 유행하게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마라가 국내에서 인지도를 얻은 지 벌써 15년. 그 사이 마라는 '중국풍 매운맛'을 넘어 '일상의 맛'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1020세대에게 마라탕은 떡볶이 급의 지위를 지닌 음식이다. 이들은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보다 마라탕을 더 자주 먹는다. 배민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마라'는 늘 최상단이다. 이제 마라를 '유행'이라 부르는 건 다소 뒤처진 이야기가 됐다.
팔도가 지난 여름 출시한 '마라왕' 비빔면/사진제공=팔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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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식품업계는 그간 '마라맛' 제품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마라맛 시즈닝을 뿌린 스낵이 사이드 플레이버로 출시되는 수준이었다. 농심이 '마라고수 마라탕면', 오뚜기가 '마라샹궈면', 팔도가 '마라왕'을 출시하는 등 라면업계가 몇 차례 마라맛 라면을 내놨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소비자들도 할 말은 있었다. '마라'를 달고 나온 제품들은 대부분 마라탕을 흉내만 냈을 뿐 마라탕 특유의 얼큰하면서도 자극적인 맛을 구현하지는 못했다. 마라향이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맛은 이들이 원한 게 아니었다. 제조사와 소비자의 마음이 서로 엇박자가 난 셈이다.
K마라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마라맛'을 달고 나오는 제품을 보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 마라맛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정통 마라탕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고자 하는 제품들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한국화된 'K마라'의 맛을 표방하는 제품도 많다.
그 중에도 팔도의 육수 전문 브랜드 '솜씨당'에서 선보인 '오늘육수 마라스톡'은 마라를 한식의 품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데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마라맛을 넣은 제품을 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집에서 요리를 하며 다양한 한식에 응용하는 데까지 마라의 영역이 넓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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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의 마라스톡은 최근 조미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코인육수' 제형이다. 끓는 물에 코인을 넣고 1분만 기다리면 마라 육수가 된다. 기존 코인육수와 사용법이 동일한 만큼 자연스럽게 온갖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 라면에 한 알을 넣으면 마라맛 라면이 되고 떡볶이 국물에 넣으면 마라 떡볶이가 된다. 샤브샤브 국물에 넣으면 그게 곧 마라탕이다.
육수를 만들 때 자연스럽게 첨가하면 되는 코인 형태를 취하면서 기존에는 마라 맛을 더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음식들에도 마라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나 육개장 등 얼큰한 국물의 찌개류에 마라스톡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김치찌개를 다 끓인 뒤 마지막에 한 알을 넣으면 된다.
마라는 우리 곁에 있다
오늘육수 마라스톡의 원재료는 표고버섯·사골·고춧가루·무우·흑후추·산초 등으로 만들었다. 기존 코인육수처럼 사골·버섯·채소 국물을 내는 동시에 마라맛을 더했다. 육수 역할에 전념하는 다른 코인육수처럼 다양한 건어물이나 채소류가 들어가진 않지만 어느 정도 기본은 한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나트륨 함량이다. 일반적인 코인 육수는 그 자체로 국물의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나트륨 함량이 개당 600~700㎎ 안팎으로 높다. 하지만 마라스톡은 이미 염도가 어느 정도 맞춰진 국물에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나트륨 함량을 절반 수준인 320㎎으로 낮췄다. 팔도의 세심함이 빛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라면에 코인육수를 넣을 경우 라면 스프를 줄여야 염도가 맞춰진다. 하지만 라면 스프를 덜 넣으면 맵기 조절이 어렵다. 생각하던 맛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마라스톡은 염도가 낮아 기존에 라면이나 찌개를 끓이던 대로 끓이면서 넣어도 염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 이 덕분에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삼양라면의 국물(왼쪽)과 마라스톡을 넣은 후의 국물(오른쪽). 삼양라면의 순한 맛이 얼큰한 마라맛으로 바뀌었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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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 하나만으로 마라맛 국물을 낸다기보다는 다른 국물 요리에 마라맛을 곁들이는 용도라고 보면 적절한 사용이 가능하다. '본토'의 마라맛이라기보단 한식에 섞는 것을 전제로 한 'K마라'의 맛이다. 실제로 삼양라면을 끓이면서 마라스톡을 한 알 넣자 기존 삼양라면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마라의 향이 적당히 기분 좋게 풍겨 왔다. 마라의 향이 삼양라면의 부드러운 햄 맛을 더 강화시켜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국에선 '마라탕 국물도 먹을 놈'이라는 말이 욕으로 쓰인다. 그래서 중국인이 한국의 마라탕집에 가면 사람들이 국물을 떠 마시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마라탕이 이미 한식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다. 한국인은 마라탕 국물을 사골국물로 바꿔 '마셔도 맛있는 마라탕'을 만들어 냈다. 다음 스텝은 '가정식화'다. 마라스톡 코인육수는 그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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