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부산 오피스텔 224가구 모집에 16가구 청약접수
서울·판교 등에선 ‘인기’…두 자릿수 경쟁률도
청약경쟁률·오피스텔 평균 매매가 양극화 커져
“매매 차익 기대 어렵고 아파트 대체주거지 인식 약해”
서울 강서구에 있는 오피스텔 단지.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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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월세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서울 오피스텔 시장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수도권 및 지방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에 ‘대출받아 전세 사느니 월세’ 선호도가 커진 최근 움직임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산시 동구 범일동에 있는 ‘e편한세상 범일 국제금융시티(오피스텔)’는 지난달 12일 총 224가구 청약 모집에 16건이 접수되는 데 그쳤다. 분양 담당자는 “해당 오피스텔이 아파트 단지 일부 동 저층에 위치해, 따로 분양 모집 공고를 진행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인근 오피스텔 분양가 시세가 2억원 정도인데, 이보다 싼 분양가 1억4000만원으로 나왔는데도 저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잔여 가구는 이번 주말에 선착순으로 분양 예정”이라며 “아파트 일반분양자의 절반 가까이가 오피스텔도 분양받아, 실제 계약할 수 있는 잔여 가구는 100여가구 정도”라고 전했다.
같은 달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 오피스텔도 88가구 모집에 25건이 접수되며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36A, 36B 타입 모두 44가구 모집에 청약 신청이 각각 11건, 14건에 그쳤다. 이 단지 분양관계자는 “청약 통장을 쓰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 계약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원룸이다 보니 아파트 대체품으로 실거주 목적을 갖고 분양하는 수요가 적어 청약 성적이 좋지 않다”며 “분양 이후 매매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미달이 아닌 단지도 경쟁률은 낮다. ‘청주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더원’은 111OB타입 21가구 모집에 29가구가 접수해 경쟁률 1.38을 기록했고, 115OA타입은 63가구 모집에 166가구 접수해 2.63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금리인하와 월세 상승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돼도, 여전히 매수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98.64로 전월대비 0.08% 하락했다. 11월에는 98.51을 기록하며 -0.13%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반면 서울이나 강남과 가까운 판교 등 핵심 지역 오피스텔들은 여전히 분양 시장에서 인기다. 지난달 12일 당첨자가 발표된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8가구 공급에 53가구가 접수하며 6.63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판교밸리자이 1단지’ 58타입에는 2가구 모집에 24가구가 신청했고, 84타입에는 17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이 나타났다.
가격 흐름도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9월 2억7645만원→ 10월 2억7655만원→ 11월 2억7659만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은 9월 1억7149만원→ 10월 1억7115만원→ 11월 1억7071만원으로 평균 몇십만원대로 크게 하락했다. 인천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방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분양 성패에 대해 아파트의 대체재로 얼마만큼 작동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경우 공실에 대한 우려가 크고 대출이자 대비 위험과 취득세 부담도 여전히 크다”며 “여러 가지 비용을 고려하면 오피스텔이 틈새 상품이라는 데까지 수요자 인식이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수익률이 전보다 나아진 상황이라 하더라도 시세차익 기대는 어렵다. 오피스텔은 준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 임대 수익용으로도 투자자들이 꺼린다”며 “상시로 일정 면적 이하는 주택 수에서 제외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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