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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건희 컬렉션’이 물꼬텄다…국립현대미술관, 올봄부터 대대적 상설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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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김성희 관장이 2025년 주요 사업과 운영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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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요 소장품으로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대대적인 상설전시를 연다. 또한 직제를 개편해 과천관과 청주관에 학예·행정·시설 업무 총괄 책임자를 두는 일종의 분관 체제로 운영한다. 서울관 교육동 2층을 상설 교육공간으로 전면 개조하며,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동을 신규 소장고로 활용하는 공간 확보도 추진 중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사업과 운영 방향 등을 발표했다. 올해는 2023년 9월 취임한 김 관장이 2년 차를 맞이하는 해다.

올 한 해 약 25개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계획 가운데 유독 시선을 잡아끄는 내용을 꼽자면, 소장품 대규모 상설전시 부활과 사실상 분관 체제를 일컫는 과천관·청주관 운영부제 신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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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규모 상설전에서 선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 윤형근, 청다색 82-86-32, 1982-1986, 캔버스에 유화 물감.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5월부터 과천관(4개 전시실, 1000평)과 서울관(2개 전시실, 470평)에 1만1800여점의 소장품 중 약 360점의 소장품을 엄선해 전시하는 상설전을 연다. 과천관에서는 1900년부터 1990년까지 근대기 소장작 280여점을, 서울관에서는 1960년부터 지금에 이르는 현대 소장작 80여점을 선보인다. 5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대규모 상설전에서 전시하는 작품 가운데 무려 4분의 1 정도가 이건희 컬렉션 기증작이다.

김인혜 학예연구실장은 “지난 2년간 10개 미술관에서 지역순회를 마친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안착하는 게 올해”라며 “이건희 컬렉션 기증작을 포함해 소장품 상설전이 전시장 공간의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소장품 연구가 진행되면서 어느 시기의 어느 작가의 작품이 비어있는지 확인 중에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 작품을 수집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전시 갯수가 줄고 굵직한 전시를 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부터 관장 하부기구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운영부와 청주관 운영부를 두기로 했다. 사실상 분관처럼 운영된다는 의미다. 김 관장은 “준분관, 사실상 분관 등 여러 말이 나오지만 분관 체제가 맞다”며 “과천관과 청주관에 업무 총괄 책임자를 두고 각 지역관이 자유롭게 운영하는 책임 행정을 구축하겠다. 완전한 분관 체제로 가기 위한 길목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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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김성희 관장이 발표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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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증가로 인한 수장고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수장 공간 확보도 추진한다. 한국조폐공사와 협력을 통해 현재 사용 중지돼 공실인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 2층(연면적 6292.4㎡)을 신규 수장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 수장고를 확보하면 현재 90%에 달하는 수장고 포화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서울관 교육동 2층은 어린이와 청소년, 온가족이 예술을 경험하는 ‘MMCA 아트랩’(가칭)으로 전면 개조된다. 어린이 특화 전시실, 아카이브 전시, 가족 라운지 등 공간과 프로그램이 갖춰지는 상설 교육공간으로 이르면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이다.

한국미술 담론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해외 학자들의 한국미술 연구를 지원하는 ‘MMCA 리서치 펠로우십’ 프로젝트도 시작된다. 올해는 알렉산더 알베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내년에는 할 포스터 프린스턴대 교수가 초청된다. 이들은 한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며 국내 현대미술 현장을 둘러보고 강연, 세미나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김 관장은 지난해 첫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해외 미술품 소장 확대 중기 계획과 관련해 지난해 해외 미술품 10점을 새로 수집했다고 밝혔다.

미국 작가 존 발데사리, 독일 사진 작가 토마스 루프의 작품 등 7점은 자체 예산으로 구입했다. 이집트 작가 와엘 샤키가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이집트관에 출품한 작품 등 3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 소속 후원회를 통해 기증받았다. 이밖에도 비디오 아트 거장 백남준의 사진과 필름 등 아카이브 1200점, 미술품 물납제 첫 사례로 중국 작가 쩡판즈의 작품 2점을 소장하게 됐다. 김 관장은 “한 해 46억원의 예산으로 해외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다만 올해 그 예산 비중을 12%에서 13.3%로 늘렸다. 기증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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