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한 정치 개입으로 심사 차질, 수용 불가"
美 법원에 바이든 및 美 정부 관계자 상대로 소송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새 심사 받겠다고 밝혀
트럼프는 US스틸 매각에 부정적 "지금 왜 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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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이 7일 일본 도쿄의 본사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년 넘게 미국 US스틸 인수를 기다렸던 일본의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의 불허 명령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소송전을 시작한 일본제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수 거래에 정치적으로 불법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제철, 바이든 "불법 정치 개입" 공개 비난
일본 NHK에 따르면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미국 정부의 US스틸 인수 불허 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언급하고 “바이든의 위법한 정치적 개입으로 인해 CFIUS의 심사 절차가 적절하게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명령이 나왔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시모토는 US스틸 인수에 대해 “당사 경영 전략상 매우 중요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정부에도 매우 유익하다고 지금도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제철의 기술과 상품을 투입해 현재 미국에서는 충분히 만들 수 없는 강재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수가 "미국의 국가 안전보장 강화에도 이바지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미국에서의 사업 수행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포기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1901년 14억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되어 세계 기업 역사상 최초로 자본금 10억달러를 돌파했던 US스틸은 미국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제철 기업이다. US스틸의 생산량은 1970년대에 세계 2위였으나 한국 등 아시아 기업들의 추격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2023년 철강 생산량은 세계 24위 수준이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US스틸은 2023년에 경쟁 입찰 매물로 나왔고 같은해 12월 세계 철강 생산량 4위였던 일본제철에게 낙찰되었다. US스틸 주주들은 기존 주가보다 40% 높았던 인수 가격에 환호했다.
그러나 미국철강노조(USW)와 지난해 대선을 맞은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US스틸을 외국에 넘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바이든은 3일 일본제철과 US스틸 양쪽에 인수 계획이 “국가 안보와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30일 안에 인수 포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일본제철은 올해 6월까지 인수를 완료하지 못하면 US스틸에 5억6500만달러(약 8240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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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미국철강노조(USW) 본부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美 진출 계획 포기 못해...트럼프 선택에 주목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산업계에서 미일 간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일본제철은 미국 워싱턴DC 연방 순회 항소 법원에 인수 심사를 맡았던 CFIUS와 바이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을 상대로 불허 명령 무효화와 재심사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제철은 같은날 US스틸 본사가 위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연방법원에 위법활동 중지 및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별도 소송을 냈다. 일본제철은 미국 철강기업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로렌코 곤칼베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매콜 USW 회장이 공갈 등의 위법 행위로 US스틸 인수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US스틸 인수전에 참전했으나 입찰가 경쟁에서 밀렸다.
일본제철의 하시모토는 US스틸 인수를 통한 미국 진출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송 승리 확률에 대해 “지금은 말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시모토는 이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언급하며 “우리가 승소하면 CFIUS가 인수를 다시 심사하게 되며, 새 심사는 새로운 정권에서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2기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인상을 예고한 트럼프는 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US스틸은 관세 덕분에 더욱 수익성 좋고 가치 있는 기업이 될 텐데 그들은 왜 지금 회사를 팔려고 하나?”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사였던 US스틸이 다시 위대해진다면 좋지 않겠냐"며 "모든 것이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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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톤에서 촬영된 US스틸 시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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