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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파킨슨 치료제로 담배 금단증상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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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프로싸이클리딘 효과 입증
뇌 콜린성 중간뉴런이 금단증상 관여


파이낸셜뉴스

서울역 흡연실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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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킨슨병 치료제가 담배 금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질환연구단 임혜인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담배 금단증상을 조절하는 새로운 뇌 부위와 신경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파킨슨병 치료제 '프로싸이클리딘'을 니코틴 금단 증상을 보이는 생쥐에게 투여한 결과 손떨림이 5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활용해 니코틴 금단 치료를 제시함으로써 임상시험 기간을 크게 단축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금연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흡연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파킨슨 병 치료제가 뇌의 선조체 영역 내 콜린성 중간뉴런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조체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분으로 마치 뇌 안의 복잡한 시스템을 조절하는 스위치판넬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운동장애, 약물 의존성, 자폐증 등 각종 뇌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연구진은 우선 뇌의 선조체 영역 내 콜린성 중간뉴런이 금단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생쥐 실험에서 파킨슨 치료제를 투입하자 선조체 콜린성 중간뉴런의 신경세포 활성이 줄었다. 그 결과, 니코틴 금단으로 인한 손 떨림 증상이 현저히 줄었다. 또 최신 센서를 이용해 콜린성 중간뉴런 억제가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 변화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세투석 실험에서 콜린성 중간뉴런 억제를 통해 니코틴 금단으로 20% 이상 감소됐던 선조체 도파민 분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까지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FDA에서 이미 승인된 파킨슨병 치료제인 프로싸이클리딘을 니코틴 금단 치료실험에 적용, 신체적 증상을 완화했다. 임혜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금연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금단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저해를 줄이고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 외에 추가적인 치료제를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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