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2025년 전시계획 및 주요사업' 발표 언론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는 너무 다사다난했다. 우리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 역시 충만한 한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들이 해외 유수 미술관을 순회하며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저희는 국가대표 미술관으로 우리문화예술의 성취를 이어가며 발전시키고자 세심하게 전시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희망을 새롭게 던져주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그 일에 앞장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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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한국미술 해외전시뿐 아니라 새로운 장르의 재조명 및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기획전을 통해 한국미술사를 확장하고 국내외 미술담론을 주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김 관장은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전시에 대해 "해당 전시는 양성평등 문화 콘텐츠 상을 수상했다. 미술계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15만명이 관람했고, 일 평균 관람객 최고 전시"라며 성과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과 협력해 2025~2026년 미국, 영국 유수 미술관에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공동주최를 확정했다.
◆ 2025년 주요사업 및 운영방향…과천·청주관, 분관체제 도입
김성희 관장은 "올해는 강화된 소장품을 바탕으로 대규모 상설전을 계획하고 분관체제 도입, 수장고 확충, 연구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 전시에 있어서는 대대적인 상설전이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진행된다. 과천관에 1000평, 서울관 470평 공간에 최고 소장품을 엄선한 하이라이트 전시 및 전시와 연계한 상설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재가동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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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과과 청주관의 자율적 운영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31일 직제를 개편했다.
이에 김 관장은 "올해부터 국립현대미술관장 하부기구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운영부와 청주관운영부를 둔다. 이는 과천관과 청주관의 학예·행정·시설 업무 총괄책임자를 둬 지역관 운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준분관 체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장 밑으로 운영부가 생기는 것이다. 운영단이 있고, 학예실이 있기 때문에 전시기획 및 준비 관련해서는 학예실장이 저와 같이 호흡을 맞춰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울관은 현대미술의 종합관으로,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전문관, 과천관은 연구·가족 중심 미술관, 청주는 수장형 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미술관은 그동안 수장고의 부족을 이야기해왔다. 김성희 관장은 "소장품 증가로 수장고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조폐공사와 협력해 현재 사용 중지돼 공실인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동을 신규 수장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올해 '화폐본부 지하동 활용방안 연구 및 시설물 상태조사 연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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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미술 담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해외 석학 초청, 공동출판 등 연구 분야 국제교류를 강화한다. 더불어 서울관 교육동 2층을 전면 개조해 'MMCA 아트랩'(가칭) 공간을 새롭게 조성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위한 미술관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 예정이다.
김 관장은 "교육동이 5월 중에 전면 개편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 공간을 통해 열린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될 예정"이라며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장은 교육과장은 "현재는 교육동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일부 작업실 공간을 어린이가족 특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외의 공간은 전 세계 전 연령층, 은둔 청년이나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는 은퇴 전후 중장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상설 예술 경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용 공간을 통해 늘 열려있는, 언제 찾아와도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5년 전시계획…대규모 MMCA 상설전 개최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국가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작품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중요한 대목이었는데 소장품의 규모나 내용이 충분하지 못해 상설전을 계속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이번부터는 기본적으로 상설관을 만들고 그 안에서 계속 개편을 이뤄내는 방식의 상설전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에서 전시된 박래현, 작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5.01.07 alice09@newspim.com |
국립현대미술관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한 전시를 마련한다. 첫째, 국민의 미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미술 대표작을 상시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서울과 과천에 대대적인 상설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소장품 0점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1만1800여 점의 소장품을 구축했다. 특히 2021년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으로 소장품의 질이 현격히 높아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지난 2년간 지역 순회전(10개 기관)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와 상설전에서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건희 컬렉션'의 경우 기증 이후 2~3년에 걸쳐 지역 순회를 마치고 처음으로 국현에 안착하게 되는 게 올해이다. 과천관에서는 2, 3층에 걸쳐서 서울관은 메인 공간인 1, 2 전시실에 상설전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과천관에는 약 1000평의 규모에 1900~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시대, 주제, 작가별로 펼치고, 서울관에서는 1, 2전시실 470평 공간에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최고 작품을 엄선한 하이라이트 전시가 열린다. 상설전은 연간 개편이 더해져서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을 일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MMCA 상설전 1900-1960, 1960-1990'에서 소개되는 윤형근 작가의 작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5.01.07 alice09@newspim.com |
김 학예연구실장은 "서울관은 1, 2 전시장을 합쳐도 400평이 조금 넘는 규모밖에 안 된다. 작품을 많이 전시할 수 없어서 액기스만 전시하고자 한다. 하이라이트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성희 관장은 "상설전은 매우 중요하다. 상설전을 위해서 소장품 연구가 이뤄지고, 그 연구를 통해 국제작품에 대한 수요조사가 진행된다. 그런 것들을 통해 수직정책도 전략을 짤 예정이다. 비어있는 시기에 비어있는 작가의 주요 작품을 전략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시대의 사회적 의제를 다룬 주제전을 지속 개최한다. 2025년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잃어버린 조국이었고, 해방과 전쟁 후에는 많은 실향민에게 잃어버린 고향이 되어버린 우리 땅, 이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화폭에 담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광복 80주년 기념 '향수, 고향을 그리다'에서 대거 선보인다.
김 실장은 "덕수궁관에서는 광복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이후의 전시를 하고자 한다. 해방을 후는 월남화가들이 많았다. 그런 화가들의 정서가 미술작품에 반영이 되고, 하나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라며 "월남 작가의 작품을 모아서 전시를 한 적이 없었다. 그들의 중요했지만 잊혀 가는 작품을 대량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관에서는 장애, 비장애 등 신체다양성을 환대하는 미술관의 실험을 담은 국제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가 열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된 '수묵별미' 전시의 한국화 1부 '근대의 여명과 창신' 2024.11.27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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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체계적인 작가 지원 및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진에서부터 중견작가까지 작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창동과 고양레지던시를 운영하는 한편, '젊은 모색', '올해의 작가상' 및 개인전 개최 등의 단계가 마련되어 있다.
이 중 2025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진작가 프로그램 '젊은 모색 2025'가 과천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고, 가을에는 SBS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유의 독자성을 견지하고, 세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위치를 정립하기 위한 전시들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탄탄한 연구 기반 전시이다. 2025년에는 '한국 근대미술 재발견'시리즈의 일환으로 덕수궁에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2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전이 개최되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혹적인 작품을 남긴 한국 근대화가들이 재조명된다.
덕수궁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대표 화가 이대원의 회고전이 작고 2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초로 열리고 서울에서는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창열'의 창작 여정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전시가 작가의 작고 이후 첫 미술관 전시로 기획된다.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거장 '신상호'전이 대규모로 열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4.04.04 alice0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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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국가대표 문화외교를 이끄는 기관으로서, 국제전 및 국제 교류전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적극 협력하고 한국미술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자 한다. 덕수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 회화' 중국 순회전,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이탈리아 순회전,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요코하마미술관과의 교류 '한일현대미술전'이 내년 과천에서 열린다.
마지막으로 서울관에서는 동시대 사회적 의제와 대중성을 겸비한 다원예술과 영화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인류세를 고민하는 자리로, '숲'을 주제로 한 다원예술 프로그램 약 10건이 일 년 내내 펼쳐지며, 예술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채로운 영상 라인업을 선보이는 'MMCA 필름앤비디오 2025'가 소개된다.
이인혜 학예연구실장은 "미술관의 다원예술과 영화프로그램은 가장 하이앤드 프로그램이자 새로운 전시"라며 "인류세 이슈는 끝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확장시켜 전시하려고 한다. 올해도 흥미로운 작가들이 초청된다. 현재 세계에서 잘 나가는 분들이 이 채널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성희 관장은 "소통 결여가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많이 느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립기관으로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국립현대미술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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