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까지 세계 각국의 겨울문화로 관광객 유혹
빙등광장 등 한·중·일·캐나다·핀란드 대표 콘텐츠 전시
어느덧 다가온 화천산천어축제에 화천의 겨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025 화천산천어축제가 오는 11일부터 2월2일까지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23일 동안 열린다.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 겨울축제 중 유일하게 글로벌 축제로 지정한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축제다.
화천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겨울축제다. 2003년 축제가 시작된 이후, 매년 1월이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구름처럼 모이는 진풍경이 재현되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면, 축제장은 물론 인근 시가지에서도 붐비는 인파에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지역인구의 60~70배에 이르는 관광객이 23일 동안 화천을 가득 메운다.
화천군은 군사, 환경, 상수원, 산림 등 중복된 규제로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접경지역이다. 이에 지역발전 동력을 고민한 끝에 혹한의 날씨와 각종 규제로 보호받고 있던 청정자연을 활용하기 위한 묘안으로 축제를 생각해냈다.
축제의 주인공으로는 용존 산소량이 9ppm 이상인 1급수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토종 연어과 물고기인 산천어를 캐스팅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이라는 슬로건의 제1회 화천산천어축제를 개최했다. 그해 겨울 축제가 시작되자 이름도 낯선 산골마을에 무려 22만 명의 구름 인파가 기적처럼 몰려들었다.
2003년 22만 명이던 관광객 수는 2006년부터 매년 100만명 이상으로 급증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관광객이 늘어나고, 입소문이 퍼져갈수록 축제의 인기도 수직 상승했다.
산천어축제는 정부로부터 2004년 처음 대한민국 예비축제로 선정됐다. 이어 2006년 유망축제, 2008년 우수축제, 2010년 최우수축제로 지정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타이틀도 유지했다. 그리고 2024년 국내 겨울축제로는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글로벌 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축제의 킬링 콘텐츠, 산천어 체험
화천산천어축제의 대표 콘텐츠는 산천어 체험이다. 축제장에서는 얼음낚시와 맨손잡기를 통해 산천어와 만날 수 있다. 산천어 얼음낚시는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고, 예약하지 않았더라도 현장 낚시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낮에 산천어와의 조우에 실패했다면, 밤낚시를 노리면 된다. ‘이한치한 산천어 맨손잡기’도 화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벤트다. 매년 10만 명 이상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전용 낚시터와 쉼터도 마련된다.
축제장에는 눈과 얼음을 만끽할 수 있는 수십여 종의 체험 프로그램이 넘친다.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눈썰매장에서는 총연장 100m가 넘는 슬로프와 얼음판을 전용 튜브썰매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다.
얼음썰매 체험존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얼음썰매, 화천군이 직접 만든 가족형 얼음썰매를 체험할 수 있다. ‘아이스 봅슬레이’는 회오리 형상의 튜브관을 타고 내려오며 시원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겨울 스포츠 존에서는 신나는 얼음축구와 컬링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피겨 스케이트 체험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화천군은 매일 밤 정빙 작업을 진행해 최고의 빙질을 만들어낸다. 이 밖에도 축제장 상공을 지나는 하늘 가르기 체험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한다.
세계 각국의 겨울문화로 관광객 유혹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겨울문화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이에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우선, 세계적 빙등축제로 손꼽히는 하얼빈 빙설대세계의 축소판이 화천읍 서화산 다목적 실내 광장에 조성된다. 실내얼음조각광장에는 하얼빈 현지 기술자 30여 명이 투입돼 얼음예술의 최고 경지를 보여준다.
얼곰이성 주변에 조성된 화려한 눈조각 작품들은 삿포로 눈축제의 대형 조형물들을 연상케 한다. 축제장 얼곰이성에 마련될 산타우체국은 핀란드 산타마을 산타 우체국을 그대로 옮겨왔다.
특히 올해도 핀란드 로바니에미시 산타마을의 ‘리얼 산타’가 요정 ‘엘프’와 함께 화천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선물한다. 매 주말 선등거리에 진행되는 야간 페스티벌은 캐나다 퀘백에서 열리는 윈터 카니발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0만명 안팎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축제가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2009년 미국의 ‘TIME’지에서 상공에서 찍은 축제장 사진을 ‘금주의 뉴스’로 보도하면서부터다.
이후 2011년 미국의 뉴스채널 CNN이 세계적 여행잡지인 ‘론리플래닛’을 인용해 화천산천어축제를 ‘겨울철 7대 불가사의(7 wonders of winter)’로 소개하면서 축제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지금은 매년 500여 건 이상의 축제 관련 보도가 외신을 타고 아시아와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까지 퍼지고 있다. 올해 1월에도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가 ‘아시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축제’로 화천산천어축제를 선정한 바 있다.
축제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한 배려도 남다르다. 필요할 경우 통역과 셔틀버스 운행 등이 제공되며 전용 낚시터와 쉼터가 운영된다.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도 축제장에 마련된다.
'안전' 위해 요소, 티끌만큼도 용납 않는다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거대한 얼음판 위에 동시에 수만명이 오르내리는 장면이 매일 반복된다. 따라서 화천군과 재단법인 나라는 얼음판 컨디션에 대해서만큼은 티끌만큼의 위험 요소도 용납하지 않는다. 축제장 얼음두께는 축제 전부터 축제가 종료된 후 해빙기 이전까지 매일 빠짐없이 측정되고, 관리되며, 활용된다.
화천군과 나라는 화천천 상류의 여수로를 통해 유속과 유량을 조절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얼음의 두께를 모니터링해 완벽한 빙질 상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매일 수중 점검반을 투입해 얼음을 점검하고, 축제장 상황실에는 펌프시설과 여수로, 배수로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CCTV 화면이 설치된다.
축제를 총지휘하고 있는 최문순 화천군수는 “안전한 축제,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지난 1년간 기다려 주신 관광객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축제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주경제=화천=박종석 기자 jspark0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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