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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재계 부회장이 사라진다…퍼펙트스톰 위기에 설 자리 잃은 ‘넘버투’들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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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경영 중추’ 부회장, 4대 그룹 10명뿐

실적 견인 인사들도 유임 이어져 ‘반전’ 평가

“대내외 불확실…기업들 총수 1인 체제 추구”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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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재계에서 ‘2인자’, 즉 부회장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주요 기업들에서 부회장 승진은 극히 드물었다. 불황 속에서도 실적을 견인해 승진이 점쳐졌던 인사들조차 대부분 유임됐다. 이는 기업들이 임원진을 줄여 긴축경영을 꾀하는 동시에 총수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적 견인에도 유임…부회장 사라지는 재계
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자는 2명에 그쳤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대표이사 부회장과 홍순기 GS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현대차를 제외한 4대 그룹은 3년 연속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다. 현재 4대그룹 부회장은 ▷삼성 3명 ▷LG 2명 ▷SK 4명 ▷현대차 1명으로 총 10명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실적을 냈던 인사들도 모두 유임돼 반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곽노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키우며 삼성전자를 반도체 경쟁력에서 사상 처음으로 앞질러, 부회장 승진 후보 1위로 꼽혔으나 유임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취임 이래 2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마찬가지로 유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부문에서 실적이 높더라도 그룹 전체로 보면 경영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긴축경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불황일수록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부회장단이 많은 체제에선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어 승진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수 중심 체제·긴축경영 기조
주요 기업에서 부회장단 축소는 대체로 총수 세대 교체를 기점으로 이뤄졌다. 한때 부회장단이 회장을 보좌하는 ‘경영의 중추’로 불렸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 체제에서 부회장 5명을 두고 있었으나 이재용 체재로 재편하며 3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인사에서도 정현호‧전영현‧한종희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 모두 유임됐다.

SK그룹 부회장단은 재작년 인사에서 2선으로 물러난 조대식‧박정호‧김준 부회장 등을 제외하면 유정준 SK온 부회장,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 2명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끌던 때까지 4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은퇴 이후인 2021년까지 부회장이 없다가, 올해에야 장재훈 부회장이 승진했다.

LG 역시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한때 6명이었던 부회장단이 줄줄이 용퇴하면서 지금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명만 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을 퇴진시켰다. 장 회장 취임 이후 첫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직을 정리하면서, 측근 인물들로 임원을 축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내외 불확실성에…기업들 의사결정 효율화”
올해 부회장 인사를 낸 조직 역시 혁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장재훈 부회장이 승진 선임된 현대차 인사는 가업 승계의 일환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가업 승계 이래 기존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비어있던 자리를 채운 것”이라고 말했다.

GS는 홍순기 부회장 승진으로 5년 만에 부회장이 탄생하게 됐다. GS 관계자는 “올해 주요 부문 대부분에서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재무통’으로 평가되는 홍 부회장 인사로 안정성을 잡고 가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에선 탄핵 정국,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무엇보다 긴축경영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기업들이 총수 1인 체제를 통해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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