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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US스틸 지금 왜 팔아, 관세로 해결” vs 일본제철 “美, 인수불허 수용 못해”…소송전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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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가 더 수익성 있고 가치있는 회사 만들어 줄것”
일본제철, 기자회견 열고 “미일에 매우 유익…美사업 포기 안해”
일본제철·US스틸, 美상대 불복소송 2건 제기
전문가 “안보상 이유 뒤집기 어려워” 부정전망 우세
헤럴드경제

일본제철 회장인 하시모토 에이지가 201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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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미국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추진해온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이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수 불허 결정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개입으로 심사가 적절하지 않았으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일본제철과 US스틸이 워싱턴DC 연방항소 법원에 인수 불허 명령 및 심사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취지의 소송을 낸 것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제철이 불복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미국의 불허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주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왜 지금 US스틸을 팔기 원하느냐” 반문하며 “관세가 더 수익성이 있고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US스틸 인수금지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위법한 정치개입으로 심사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도 (이번 인수가) 일본과 미국 양국에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시모토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해당 인수는 당사의 경영 전략상 중요한 사건”이라며 “미국 진출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포기할 이유도 없다”며 소송 의지를 밝혔다.

앞서 전날 일본제철은 US스틸과 함께 소송 2건을 제기했다. 두 회사는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에 US스틸 인수 계획을 불허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앞서 외국인 투자 심사를 담당하는 CFIUS는 지난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에 대해 내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공을 넘겨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인수 불허를 결정했다. 해당 결정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제철의 기대가 배신당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제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금지 사유로 제시한 ‘국가 안보 위협’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85만명을 조합원으로 둔 전미철강노동조합(USW)가 인수에 반대한데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피츠버그가 민주당에 중요한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일본제철은 이번 US스틸 인수 심사가 적법한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USW, 경쟁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로렌소 곤살베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USW는 일본제철이 인수 계획을 발표했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냈고, 곤살베스 CEO는 최근 인수 불허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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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왼쪽)과 US스틸 로고 [AP,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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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닛케이는 “미국 제도상 대통령이 안보상의 이유로 판단한 결정은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이 바이든의 ‘안보 위협’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지만, 그 근거를 미국 측에 요청하기 어렵다고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과거 중국계 풍력기업 랄스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한 사례를 들며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고 짚었다. 2012년 당시 CFIUS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계 풍력기업 랄스의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바 있다.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랄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오바마의 결정을 유지했다.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관세가 더 수익성이 있고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어줄 텐데 왜 지금 그들은 US스틸을 팔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회사였던 US스틸이 다시 위대함을 향해 나아간다면 좋지 않겠느냐. 이런 일을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관세 부과 공약이 시행되면 US스틸의 경쟁력이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회사 측이 매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US스틸 인수’는 2023년 12월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대선 후보들이 연이어 US스틸 인수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부정 여론이 높아졌다. 당초 일본 측은 대선이 끝나면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바이든의 불허 결정으로 인수가 무산됐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의 소송이 각하되면 빠른 시일내에 상황이 마무리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몇 년 동안 장기 소송에 돌입한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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