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낮 12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해당 미사일은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1100여㎞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또 해당 거리를 약 100㎞의 고도에서 평균 음속의 11배(마하 11) 이상 속도로 비행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군 당국은 초기 평가에서 이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급으로 추정했다. 다만 사거리가 통상 IRBM보다 짧은 배경에 대해선 북한이 추진체의 연료를 의도적으로 조절해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고체 연료 엔진의 안전성 검증 목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이날 북한이 쏜 게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다면 지난해 4월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화성포-16나형’ 계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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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블링컨 “윤이 보여준 행보에 심각히 우려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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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군은 북한의 발사 성공 발표가 과장됐다고 평가했지만, 그사이 기술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이 있다.
시기적으론 북한이 한국의 권력 공백기와 미국의 행정부 교체기를 동시에 겨냥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미 대선 당일(11월 5일) 대남용 단거리미사일(SRBM) 발사를 마지막으로 침묵해온 북한의 이날 도발은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는 트럼프의 관심을 끌기 위한 메시지 발신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아직 트럼프 당선 소식조차 전하지 않고 있다.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최강경 대미 정책”을 선언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으며 트럼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한국의 군 통수권자 ‘대대행 체제’에서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과감한 정무적 결단은 어렵다는 점을 노린 측면도 있어 보인다. 앞서 북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인 2016년 말~2017년 초에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 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시각 서울에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중이기도 했다. 미 고위 당국자가 한국을 찾아 진행하는 외교 이벤트를 노려 주목도를 극대화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경민 기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 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우주와 위성 기술을 공유할 의도가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다”며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고 우려했다.
양 장관은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이후 두 차례 통화했지만, 대면 회담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의 방한은 계엄 사태로 삐걱거렸던 한·미 동맹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상징적 신호이기도 하다.
실제 그는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분리해 접근하며 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윤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actions)를 심각히 우려했다”면서도 “한국 민주주의는 회복력을 발휘했으며, 미국은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 한국이 헌법과 법치에 따라 나아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했을 때도 “미국은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물론 최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계엄 사태에 대해 “끊임없이 정치권이 각성하면서 더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한 지지층의 각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장관이 타국 외교장관과의 기자회견에서 국내 정치를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최근의 국내 정치 혼란이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외교 수장으로서의 절박함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조 장관은 지난달 3일 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근평·이유정·박현주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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