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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외부도움 필요한 기업들 위해 프리랜서 전문가 싹 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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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프리랜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롸잇'의 최준순 대표. 아산나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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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앞세운 첨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은 수시로 바뀌고요. 기업은 필요한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조달하길 원하고, 전문가는 자기 능력을 공유하길 원합니다. '롸잇'이 이를 돕고 있습니다."

검증된 프리랜서 전문가 매칭 플랫폼 '롸잇.' 2022년 7월 설립된 롸잇은 2년 만에 대기업도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 풀만 900여 명. 사업 초기 전문 인력은 '마케터'에 초점을 맞췄지만 현재는 소프트웨어(SW) 개발, 디자인을 비롯해 AI 등으로 확대됐다. 향후 경영전략, 재무, 인사관리 등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준순 롸잇 대표는 "노동 인구 감소로 인력난은 심화되고, 기술 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만큼 기업은 유연한 고용을 원하고 있다"며 "더 이상 한 회사에 고용되는 게 안정적이지 않은 시대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학 졸업 후 경영 컨설팅 기업에서 근무하던 최 대표는 마케팅과 같은 전략기획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다. 많은 대기업은 프로젝트당 수억 원을 지불하고 컨설팅 기업과 함께 일을 하며 전략을 짜 나간다. 이러한 비용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최 대표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 일을 맡아서 할 수 있다면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기업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렇게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롸잇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원포인트' 플랫폼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인력 공급이 가장 부족한 분야였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이 뜨고 있지만 양성되는 숫자는 한참 부족했다"며 "실제 처음 프리랜서 시장에 들어섰을 때 많은 기업이 마케팅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여러 프리랜서 고용 플랫폼은 존재했다. 최 대표는 기존 플랫폼이 가진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원포인트를 구상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프리랜서의 검증이었다. 최 대표는 "프리랜서를 고용하고 싶은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바로 검증"이라며 "우리는 사전에 전문가 검증과 AI를 도입해 프리랜서가 가진 능력을 다방면으로 검증한 뒤 기업들이 원하는 부분에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원포인트에 가입하려면 검증은 물론 시험을 봐야 하는데 현재 지원자 대비 합격률은 30%에 불과하다. 그만큼 전문 인력만이 원포인트에 자신의 이력서를 올려둘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매칭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같은 깐깐한 문턱 덕분에 롸잇의 원포인트는 마케팅 업계에서 빠른 입소문을 타며 성장했다. 롸잇은 설립 2개월 만에 매쉬업벤처스,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두 명으로 시작했던 직원은 현재 10명으로 늘어났으며 처음에는 중소·중견기업이 주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한화, LG 등 대기업 고객들도 전문가를 구하기 위해 롸잇을 찾는다. 원포인트를 활용한 기업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 국내 1위 샐러드 프랜차이즈 '샐러디'는 롸잇을 통해 확보한 프리랜서 마케터로 상당한 성장을 한 뒤 현재 사모펀드에 매각되며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루기도 했다. 원포인트에 등록한 프리랜서 중에는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상당수다.

사업 초기 마케팅이 중심이었다면 현재 AI를 비롯해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프리랜서로 AI 전문가를 고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AI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자사에 맞는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아서다. 최 대표는 "최근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에서 AI 모델을 개발한 전문 인력이 원포인트에 프리랜서로 등록했는데 스타트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이 프리랜서 고용을 원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나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 AI 개발자를 고용할 수 있는 만큼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채용 문화가 향후 한국에서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이 정규직을 채용해 은퇴할 때까지 고용하는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미 스타트업, 중소기업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내부 인력만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용 시장에 있다 보니 느리기는 하지만 확실히 변하고 있음이 감지된다"며 "미국, 유럽에서는 벌써 이러한 문화가 상당히 정착되고 있는 트렌드인 만큼 한국도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업이 필요한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합리적으로 구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돕는 일까지 계획 중"이라며 "기존의 틀을 벗어난 방법을 통해 기업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롸잇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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