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비상식적 투자···관계·의혹 소상히 밝혀야"
6일 MBK파트너스·영풍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윤범 회장에게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 시 큰 수익을 챙긴 매도자와의 관계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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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 시 최대 100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긴 매도자와의 관계를 밝혀라."
6일 MBK파트너스(MBK)·영풍은 보도자료를 내고 최윤범 회장에게 이같이 요구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기본적인 딜 구조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고려아연의 신사업 전략에 대한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로 타사디아가 자본금 대비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MBK 관계자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이 이그니오를 인수할 당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을 제대로 된 실사도 없이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을 책정함으로써 매도자들에게 최대 100배라는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다"며 "이례적이고 너무나 비상식적인 투자이기에 매도자와 최 회장 간의 관계를 주주들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MBK는 "고려아연은 2022년 설립한 페달포인트를 통해 같은 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이그니오 구주 지분 100%와 신주를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당시 환율로 자그마치 5800억원에 이른다"며 "고려아연이 2022년 7월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그니오 매출액(2021년)의 9배 수준, 2022년 11월 자료로는 무려 50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2021년말 기준 자본총계 -1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을 매출액의 50배나 주고 인수한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그니오는 2021년 2월에 설립된 신생회사에 불과했다. 2022년 7월 고려아연이 1차로 지분을 인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불과 1년 6개월도 안 된다"며 "특히 이그니오 설립 후 불과 5개월 만인 2021년 7월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설립 초기 자본의 100배를 넘는 가격에 인수 협상을 벌였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인수합병 거래에 비춰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MBK는 "이그니오의 설립 초기 출자 자본금 총액은 약 275만달러(주당 27.5달러)였다. 고려아연이 이그니오 구주 인수대금으로 치른 금액은 약 3억달러(7월 거래분 주당 2466달러 및 2621달러, 11월 거래분 주당 2708.7달러, 신주 제외)로 이그니오 초기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다"라며 "이그니오 설립 초기 주주들로서는 회사 설립 후 불과 1년 6개월 만에 100배로 돌려받게 된 것이다. 거래 당시 매도자 측은 이그니오 지분 47.5%를 보유한 1대주주 MCC NFT 외에 Windchime Limited(5%), PCT Igneo Investor LLC(38.2%), 타르사디아 그룹(The Tarsadia Group LLC, 5.7%) 등 투자펀드 위주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이한 사실은 이그니오 인수 가치 산정의 핵심이라고 고려아연 측이 주장하는 소성품 관련 사업을 양도한 MCC NFT는 물론 애초에 단순 임가공 사업으로 마진율이 낮은 이그니오에 처음부터 투자한 PCT Igneo Investor LLC 등 투자펀드들도 동일하게 100배 수익을 거뒀다는 점이다"라며 "38.2% 지분으로 이그니오 2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던 PCT Igneo Investor LLC의 투자 원금은 약 105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 투자 원금은 고려아연의 인수로 불과 1년 반 만에 1억100만달러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는 "MBK와 영풍 측은 이들 펀드의 운용회사가 이그니오 대주주인 MCC NFT와 모종의 연관성을 가진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MCC NFT의 대주주는 미국에서 호텔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투자업을 영위하는 타르사디아 그룹(The Tarsadia Group)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타르사디아가 MCC NFT를 지배하고, MCC NFT가 다시 이그니오를 지배하는 구조인데, 이그니오의 2대 주주를 비롯한 투자펀드의 상당수가 타르사디아 소속 운용역들에 의해 운용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그니오에는 타르사디아 그룹이 직접 5%대 지분을 가진 주주로 참여해 있기도 하며, 이그니오 설립 후 3개월만에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해 1년 2개월 여만에 9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펀드의 운용 주체도 타르사디아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측이 이그니오 매도인 내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주장하지만, 수천억원이 오가는 M&A 거래를 실행하면서 거래 당사자에 대한 신원을 불문으로 하는 경우는 없다"며 "MCC NFT와 타르사디아와의 관계, 타르사디아가 운영한 투자펀드의 실제 출자자(LP) 신원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이그니오홀딩스는 여러 법인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를 합친 후 딜을 진행하기 위해 딜 입찰 시작 이전 MCC(및 구주주)가 설립한 회사"라며 "단순히 설립 연도만을 놓고 신생법인이라 일컫고, 고려아연이 신생법인을 높은 가격에 매수했다고 비판하는 것도 딜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그니오홀딩스 거래는 임가공 사업만을 대상으로 진행 게 아닌 MCC가 기존에 영위하던 자원순환 사업 부문의 원료 조달과 소성사업 일체, 신사업으로 준비하던 에브테라 사업 등을 모두 신설 법인인 이그니오홀딩스에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에 맞춰 미국 현지 대형 로펌 및 투자은행과 함께 가치평가와 인수 절차를 진행했다. 따라서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로 타사디아가 자본금 대비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그니오홀딩스의 실제 자본금은 임가공 사업의 자본금과 나머지 MCC가 보유한 사업 부문의 자본금을 합한 가치로, 이 가치를 기준으로 인수 금액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며 "임가공 사업의 자본금만을 갖고 10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주장하는 건 사실을 호도하여 고려아연의 신사업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가치는 자원순환 사업 부문의 원료 조달과 소성사업 일체, 신사업으로 준비하던 에브테라 사업 등을 모두 포괄하고, 최초 임가공을 기준으로 설립된 자본금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상식과 재무평가의 기본에 맞는 않는 주장"이라며 "고려아연은 해당 거래를 진행하는데 있어 미국시장 거래 전문성을 가진 투자기관의 가치평가와 미국 현지 대형 로펌의 정상적인 인수 과정을 거쳐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투자는 투자 대상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보고 판단하는 것으로, 그 이전에 있었던 투자자들의 이력이나 이번 거래로 어떤 투자자가 몇 배의 이익을 남기는지는 중요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라고 스스로 자랑하는 MBK가 모르고 있는 점에 심히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맞불을 놨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해인 2022년 말 페달포인트의 자산과 매출은 각각 5954억원, 330억원이었으나 2024년 3분기 말 자산은 9850억원, 매출은 1조1656억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인수한 트레이딩 컴퍼니 캐터맨을 제외하면 2024년 3분기 말 자산은 6220억원, 매출은 1049억원이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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