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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외국여행 갔다 ‘전범’ 될라…이스라엘 대사관 “군 복무 사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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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산타 복장을 한 이를 따라 폐허가 된 가자 거리를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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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했던 이스라엘인이 브라질 휴가지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내몰렸다가, 이스라엘 대사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출국했다고 시엔엔(CNN)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달 말 브라질의 판사가 경찰에 브라질에 머무는 이 제대 군인을 수사하라고 명령하면서 비롯했다. 판사의 수사 명령은 힌드 라자브 재단이 이 제대군인이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대량 학살에 참여했다”고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힌드 라자브 재단은 이스라엘군 장병이 가자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추적하는 단체로, 재단 이름을 이스라엘군의 탱크 공격에 숨진 5살 가자 소녀 힌드 라자브에서 따왔다. 힌드 라자브 재단은 “가자에서 벌어진 집단학살로 스러진 모든 이들을 추모하고 이스라엘군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고리를 끊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고 밝히고 있다.



힌드 라자브 재단 쪽 변호인은 이번 고발장에서 “브라질은 국제형사재판소(ICC) 로마규정 서명국이기 때문에, 로마규정에 따라 전쟁범죄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집단학살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외교부는 5일 성명을 내어 “브라질을 찾은 제대 군인을 수사하려는 반유대 세력의 지난주 시도에 대해 외교장관은 곧바로 이 이스라엘 시민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외교부를 가동했다”며 이에 따라 브라질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이 나서 “그가 빠르고 안전하게 브라질을 떠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또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해 군복무 시절 행위와 관련한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지 말라며 “반유대 세력이 근거없는 법적 절차를 시작하는 데 이들 내용이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힌드 라자브 재단은 타이와 스리랑카, 칠레 등 다른 몇몇 나라에서도 이곳을 방문한 이스라엘 군인 출신을 겨냥해 법적 조처를 강구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스라엘군 장병 출신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가자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병사라며 스리랑카 당국과 국제형사재판소, 인터폴에 체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아직 어디에서도 힌드 라자브 재단 등의 고발로 체포된 이스라엘군 장병 출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군 법무감 출신 한 인사는 “해외에서 이스라엘군 장병 출신에 대한 체포나 기소 시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체포되거나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없다”며 ”지금은 주로 고위 군인사 출신을 겨냥했던 과거와 달리 일반 장병도 겨냥하고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가자전쟁은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인질로 붙잡으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를 침략해 4만5천명 넘게 살해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집단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됐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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