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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1·6 의회 폭동이 ‘사랑의 날’?···트럼프 ‘역사 세탁’에 비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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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021년 1월6일(현지시간) 대선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몰려들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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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년 전 벌어진 ‘1·6 의회 폭동’ 사건을 ‘사랑의 날’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비판했다.

NYT는 이날 머리기사로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의 전모와 이후 상황을 되짚으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이 지난 4년간 음모론을 퍼뜨리고 ‘순교 이야기’를 엮어내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1·6 의회 폭동은 2020년 대선에서 낙선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펴며 지지자들에게 대선 불복 선동을 한 후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의회 인준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약 157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실형을 선고받은 645명을 포함해 1200명 이상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NYT는 의회 폭동 사건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불안정한 정치 경력은 끝난 듯했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충성파들이 그날의 역사를 효과적으로 세탁한 끝에 정치적 자산으로 바꿨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책임을 벗겨주려는 억지스러운 시도가 점차 확산했으며, 기소와 유죄판결을 거쳐 투옥된 폭도들은 ‘애국 순교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그러면서 “의사당 폭동 사건은 트럼프가 제47대 대통령이 되는 데 도움이 된 브랜드 일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의회 폭동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 유리하도록 조작된 내용은 당시 사건 이후 24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40만번 이상 반복됐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영향력 있는 인사, 공화당 관계자, 트럼프 당선인 가족 등이 이를 확산시켰다. 트럼프 당선인은 폭동 관련자를 “사랑하는 군중” “평화로운 시위대” 등으로 칭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의회 폭동 사건을 ‘사랑의 날’로 세탁하는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정권인수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의회 폭동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 측 입장을 묻는 말에 “주류 매체들은 그날 있던 일에 대해 진실을 보도하기를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1·6 사태에 대한 좌파의 공포 유발 시도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폭동 4주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라며 “의회 폭동은 잊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회 폭동 당시 하원의장이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도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폭력 행위를 계속하도록 사람들을 부추겼다”며 “의회 폭동은 당일에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회 경비대에서 근무하다 폭도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 퇴직한 전직 경찰관 애퀼리노 고넬은 NYT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폭동 가담자 사면을 시작하겠다고 한 것을 비판했다.

고넬은 “트럼프가 약속한 (사면) 조치는 우리가 모든 것을 걸었던 정의를 모독하는 일”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책임을 면해주려는 우익 정치인들이 사건의 만행을 세탁하려는 행위를 이어가는 데 분노한다. 공화당이 자신을 ‘법과 질서’의 정당이라고 부르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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