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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美증시 향한 서학개미 '승승장구'... 국장에 남은 동학개미 '첩첩산중' [2025 코리아 밸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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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부와 인재를 잡아라 자본도 해외로 해외로
해외로 '증시 이민' 175兆 시대
작년 수익률 코스피 -6% 나스닥 34%
美유례없는 호황에 韓정국불안 맞물려
작년 한해 해외주식보관액 67% 급증
고수익 좇아 美로 투자이민 73% 늘어
올해도 트럼프 효과로 강세장 지속 전망
주가 낙폭 클수록 몰려드는 동학개미
삼성전자 작년 주가 8만→5만원대 급락
개미 11조4556억 사들여 순매수 1위로
국장 한 방보다 꾸준한 수익률 믿음줘야
금투세 폐지 등 일관된 증시부양책 적용
지배구조 개선통해 디스카운트 해소 시급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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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최소한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통하는 시장이잖아요. 반면 국내 증시는 수익률도, 정책도 불확실한데 투자자를 붙잡을 명분이 없죠."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투자이민'에 대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주식 수익률이 미국주식 수익률에 비해 크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이민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떠나간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리스크 차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코스피 -6.1% vs 나스닥 34.9%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12월 15일) 개인투자자의 전체 해외주식 보관액은 1222억8517만달러(약 175조원)로 나타났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사상 최대치로 개인이 미국·일본·중국(홍콩 포함)·유럽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한 금액이 17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는 의미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해외주식 보관액은 731억달러였지만 한 해 동안 67% 급증했다.

반대로 국내 증시를 찾는 투자자들은 뜸해졌다.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38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거래대금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19조3731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16조5858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12월 18조8643억원과 비교해도 위축된 수치다. 개인이 국내 대신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것은 코스피 대비 주요국 증시의 지난해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은 -6.06%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주변국인 일본 닛케이지수 18.5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14.50% 등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증시가 지난해 급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몰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27.58%, 나스닥은 34.95%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도 지난해 초 646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124억달러로 73% 가까이 크게 늘었다.

펀드 시장에서도 미국 선호 경향이 뚜렷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지난달 13일까지 북미 주식형 펀드에는 총 9조3969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를 포함한 권역별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지난해 자금유입 규모가 9조181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북미 주식형 펀드에만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슈왑US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로, 총 7억7544만달러(약 1조1136억원) 순매수했다. 슈왑US배당주 ETF는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이 고배당 기업 100여곳에 투자하는 ETF로 연간 배당률이 4% 안팎이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7억5198만달러)였다. 그만큼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배당률이나 우상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고수익을 좇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사들인 종목 대다수는 올해 주가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꾸준한 수익률에 대한 믿음에 근거해 매수를 지속했다면, 국내 증시에서는 반대로 언제 반등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계속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1조45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초 8만원 부근을 넘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연말 5만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이 기간 주가가 28.5% 급락했다. 개인 순매수 2, 3위를 기록한 삼성SDI(2조2940억원)와 LG화학(1조6013억원)도 지난해 주가가 각각 44.8%, 46.1% 급락했다.

■투자자 붙잡으려면 국내 증시 체력 다져야

올해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등 해외로 투자이민이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미국 월가 대형 은행들은 올해 미국 증시의 상승 속도가 지난해 대비 느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10개 은행은 S&P500 지수의 올해 상승률을 평균 약 8%로 제시했다. 이는 연평균 상승률인 11%에 못 미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임박한 만큼 미국 증시 우위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규제완화 정책 및 인프라 확충 등으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까지 반등하며 서학개미들의 투자처가 넓어지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에 따른 생산성 증대와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 금리인하 등이 증시 상승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AI 생산성에 대한 의구심이 단기조정을 유발할 수 있지만, 보험성 금리인하 효과와 AI 소프트웨어 체제로의 전환이 S&P500 기준 6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뉴노멀'을 제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 강세장 지속 시 국내 투자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고, 근본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강남 지역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지난해 말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원래도 수익률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고액자산가 다수가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이려 했다"며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됐듯,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추진해왔던 증시 부양정책들이 일관되게 진행돼야 자산가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국내 증시에 단기 영향을 미쳤던 정치 리스크를 제외한다고 해도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본 체력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 개정이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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