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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올해부터 대출 총량 월별 관리”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부터 은행권의 연간 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한 달 단위로 나눠서 관리한다. 1년 단위로 대출 총량을 관리하다 보니, 특정 시기에만 대출 증가세가 지나치게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해서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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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에 전월 대비 9조7000억원 급증했다. 앞선 지난해 2월(-1조9000억원)·3월(-4조9000억원)에 대출이 전월 대비 오히려 감소했고, 다른 달에도 절반 수준인 5조원 안팎의 증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여름인 8월은 일반적으로 대출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이 시기 은행권 대출 금리가 3%대로 떨어진 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까지 몰리면서 대출 증가세가 폭등했다. 8월에 연간 대출 총량 상당 부분을 소진한 탓에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연말에 다주택자 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등 극약 처방까지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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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총량, 비수기엔 줄이고 성수기는 늘린다”
금융당국은 올해는 한 달 단위로 은행들의 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 특히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라 관리 목표를 다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대출 수요가 적은 비수기에는 은행들이 내어 줄 수 있는 월간 대출 총량도 더 적게 하고,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는 대신 대출 총량을 늘려 시기에 따른 유불리를 두지 않겠다는 의도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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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이 목표한 한 달 평균 대출 증가액이 있다고 하면, 비수기인 달은 이 평균보다 대출 총량을 더 낮게 잡고, 성수기에는 높게 잡아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월별 관리 숫자는 은행들의 과거 대출 데이터를 통해 파악해서 설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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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처럼 대출 확 풀리진 않을 것”
이런 촘촘한 대출 관리 기조 때문에 올해에도 은행권 대출 문턱이 급격히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1·2월은 대출 비수기인 데다, 연간 대출 총량을 아직은 엄격히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연초라 대출받기가 더 수월할 거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비성수기와 성수기까지 나눠 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로 하면서 대출을 급격히 내어줄 수 없게 됐다.
7월에 예정된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은 대출 문턱을 오히려 더 높이는 요소다. 금융권에서는 예정대로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소득에 따라 수천만원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일반적 대출 성수기인 9월 이사 철에도 대출 한도가 오히려 감소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서 극단적으로 대출 취급을 줄였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해서는 올해 대출받기가 다소 쉬워지긴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해 여름처럼 대출이 극단적으로 확 풀리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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