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책임 '외면'…주주가치 '무관심' 지적
운용자금만 44조원에 달하는 MBK파트너스가 수탁자 책임 원칙이 담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수탁자 책임 외면은 물론 주주가치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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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에서 자금을 출자받는 MBK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미도입을 실토했고 이에 대한 질타를 받은 이후에도 여전히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결권 행사 지침으로,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투자의 원칙을 담은 지침이다. 국내 주요 기관에서 앞다퉈 도입할 정도로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당국은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려 지난해 3월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여기에는 "투자 대상 회사의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투자사가 단순히 자금 회수에 국한하지 않고 투자 대상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촉진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돼 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17년에 발간한 '우리나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한국 증시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한다"며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이사회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주주총회 기능 회복이라는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한국ESG기준원 통계 등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4대 연기금을 포함해 239곳이다. 이 중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73개사로 지난 2017년 5월에 JKL파트너스가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 PEF 약정액 상위 10위 운용사 중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2017년 6월) △IMM인베스트먼트(2022년 7월)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이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작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당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MBK 김광일 부회장은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못했다"고 실토했고 백 의원은 "스튜어드십 코드도 도입하지 않은 MBK를 국민연금공단에서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는 사모펀드에 맡기는 것이 맞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아직까지 MBK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업계에서는 MBK가 수탁자 책임도 외면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책임 있게 운용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기본 원칙으로 최근 밸류업 정책 추진과 맞물려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수탁자 책임 정신을 외면할 뿐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뒷전인 채 단기 수익 창출에 몰두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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