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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대규모 탈북 징후"로 부하들 속여 '내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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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 등은 있지도 않은 북한의 도발을 경고하며 군을 준비시켰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전사와 정보사, 방첩사 같은 내란의 핵심 부대 지휘관들 모두가 오물 풍선이 심각하다, 대규모 탈북 징후가 있다는 등의 말로 장병들을 속이고 내란에 동원한 셈입니다.

권희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내란 이틀 전인 12월 1일 오후 5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휘하 공수여단장에게 훈련을 미루라며 출동 준비를 지시합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다음날인 2일, 다른 공수여단장들에게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첩보가 있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은 밤에도 전투복을 입고 있을 거라는 말로 북한 도발에 대한 준비를 강조했습니다.

오후 5시, 이번엔 707특임단장을 불러 북한이 민간인을 동원해 도발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진압작전을 준비해 보자고 했습니다.

[김현태/707특수임무단장 (12월 9일)]
"북한에 의한 어떤. 어떤 형태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에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그런 내용으로 강조를 했습니다."

내란 전날인 이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장관의 비화폰으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전화합니다.

이때 윤 대통령은 '며칠 이후 준비되면 보자'고 직접 말했습니다.

잠시 후 김용현 장관이 같은 전화로 다시 전화했습니다.

그는 '깜짝 놀랐지. 내일 보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12월 3일,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함께 707특임단 등은 국회에 투입됐습니다.

정보사 병력도 북한을 이유로 동원됐습니다.

작년 10월 14일, 민간인 노상원 씨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니 임무 수행을 잘할 인원을 선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규모 탈북의 징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문상호 사령관은 정 모 대령과 김 모 대령에게 공작에 투입할 북파공작원, HID 요원들을 선발하라고 명령합니다.

방첩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북한 오물풍선을 이유로 자신의 휘하 부대를 내란 투입을 위해 준비시킨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북한 때문이라며 준비됐던 방첩사 병력은 내란 당일, 국회의 요인을 체포하고, 선관위를 침탈하는 데에 투입됐습니다.

MBC뉴스 권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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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진 기자(heej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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