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술집에 3일(현지시간) 맥주와 마티니가 올려져 있다. 의사들은 하루 단 한 잔의 술도 위험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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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에 안전 수준은 없다는 점이 미국 보건 당국의 지침 변경으로 확인됐다.
미 공중보건국장 비벡 머시는 3일(현지시간) 지침에서 “알코올은 막을 수 있는 암 발병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미국에서 연간 10만건의 암 발병, 암 사망자 2만명이 음주와 연관이 돼 있다”고 밝혔다.
머시 국장은 이어 연간 음주에 따른 암 사망자 수 2만명은 미 음주운전 사망자 1만3500명보다 많지만 여전히 미국인들 대다수는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4일 머시의 지침 변경으로 재확인된 음주의 위험성에 대해 의사들이 한목소리로 음주 역시 흡연처럼 암에 치명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미 식품섭취 지침은 남성들에게는 하루 두 잔 이하, 여성들에게는 한 잔 이하 음주는 괜찮지만 폭음은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는 공중보건국의 지침 변경에 따라 바뀔 전망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와 7가지 암 사이에는 명백한 연관성이 있다.
술을 마시면 유방암, 직장·결장암, 식도암, 간암, 구강암, 인후암, 성대암 등 7가지 암이 발병할 위험이 높다.
뉴저지주 병원인 해큰색 메리디안 헬스 외과 과장이자 해큰색 메리디안 의대 외과 교수인 파이즈 보라 박사는 “의학계는 이제 음주에는 어떤 안전 수준도 없으며 알코올이 충분히 알려진 발암물질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라 박사는 이어 “알코올이 (신진대사 과정에서) 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점은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알코올은 산화 스트레스를 부르고, DNA 복구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알코올은 세포 순환 조절장애를 유발하고, 암세포가 형성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보라는 머시 보건국장이 지적한 것처럼 술병에도 담뱃갑에 붙이는 것처럼 “음주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큼지막하게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올바른 일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다분히 사회적, 정치적 압력”이라면서 이런 압력을 극복하고 담배에 흡연 경고문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는 것처럼 술에도 그런 경고문이 붙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술이 어떤 면에서는 건강에 이점이 있다는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매일 소량의 음주가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지금 그 연구 방법이 잘못됐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보라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적당량의 음주가 긴장을 이완시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마저도 긍정적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얘기들은 주로 80~90세를 건강하게 장수하는 이들이 그 비결이 와인이나 스카치위스키 한 잔이라고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면서 “그러나 이런 적당량 음주와 장수 사이의 연관성이 제대로 과학적으로 입증됐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음주는 흡연, 비만에 이어 미국에서 생활 습관을 고치면 막을 수 있는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발병 원인이다.
머시 국장은 하루 한 잔 미만의 알코올 섭취도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면서 2020년 전 세계 암 발병 가운데 74만1300건이 음주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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