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야간 수색작업>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여객기에서 희생자 시신 수습과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이 참사로 2명이 구조되고 179명이 사망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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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일요일인 지난달 29일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착륙하며 공항 외벽 구조물에 충돌해 폭발했습니다. 이 사고로 179명이 숨졌습니다.
속보로 뉴스를 접하고는 ‘설마 아니겠지’ 했습니다. 믿기 싫은, 비현실적인 사건은 거짓이길 바라서 그런 기제가 작동하는 모양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도 꼭 그랬습니다. 참담한 비극은 거짓말처럼 옵니다.
이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요구한 세 번째 소환일이기도 했습니다. 공수처에서 오지 않을 윤 대통령을 기다리던 기자는 여객기 사고 소식에 무안공항으로 달렸습니다. 사고의 규모와 처참함을 드러내는 사진을 1면에 썼습니다.
■12월 31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대통령에게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탄핵’을 외치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여의도 국회 앞과 광화문에서 탄핵 집회를 주도했던 2030 여성들의 얼굴 사진을 모아 응원봉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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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튿날인 30일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며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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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마지막 날 신문 1면 사진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진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거리로 나와 ‘탄핵’을 외쳤던 많은 시민들 중에 2030여성들의 얼굴 사진을 모아 응원봉을 돋보이게 든 사진 위에 모자이크로 구성한 것이지요. 한 해를 정리하는 사진으로 알맞다고 생각하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앞에서 주춤했습니다. 쓸 수 있을까, 써도 될까. 참사의 슬픔이 담긴 사진들을 제쳐두고 이 응원봉 사진을 내밀기가 꺼려졌습니다. 편집자의 결단으로 ‘분노와 슬픔에 잠긴 2024년의 끝자락’이라는 제목을 단 응원봉 모자이크 사진과 참사 분향소 사진이 아래위로 묶였습니다. 이거냐 저거냐 할 때 ‘둘 다’가 답일 때도 있습니다.
■1월 1일
<일상 회복을 소망하며…> 출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당산철교 위를 달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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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 첫날 1면 사진은 ‘일상 회복’의 기대와 소망을 담았습니다.
덜컹거리는 철교 위로 출근길 지하철이 달립니다. 아침의 맑은 해가 차창으로 스며들어 시민 한 명 한 명의 실루엣을 만듭니다. 모자란 잠을 청하고, 하루 일정을 확인하고, 통화를 하고, 뉴스를 보며 이른 출근길에 오른 우리들의 ‘일상’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일상이 무너져버린 경험을 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앞에 두려웠고 한편으로 참담했습니다. 계엄 사태의 여파는 여전히 이어지고 일상은 온전하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2024년이 가고 2025년 을사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기를, 일상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월 2일
<활주로 폐허 앞 차례상...>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새해 첫날인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과일과 떡국 등을 차려놓고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 유가족들은 참사 나흘만인 이날 처음으로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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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1일 참사 이후 처음으로 현장을 찾았습니다. 유족들은 준비해온 과일과 떡국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냈습니다. 이날 가장 주목했던 일정이었습니다. 마감된 사진은 조심스럽고 어려워하는 사진기자의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유족의 감정에 공감하려는 노력이었지요. 참사 현장은 사진 욕심을 내려놓아야 하는 곳입니다. 1면 사진을 고를 때도 가장 유념하는 부분들입니다. 활주로 사고 현장의 폐허 앞에 차례상을 차리는 유족의 모습을 골랐습니다.
슬픔은 표정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만, 우선돼야 하는 건 유족의 초상권입니다. 배제된 사진들 중 모자이크 처리된 유족의 오열 모습이 시선을 붙들었습니다. 흔히들 쓰는 ‘오열’ ‘통곡’이라는 단어로 담을 수 없는 슬픔이 있다고 새삼 느꼈습니다.
■1월 3일
<거리에 드러누운 ‘윤 지지자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경찰들이 윤 대통령의 체포를 저지하려는 지지자들을 강제해산시키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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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전날(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바리케이드, 철문 등을 잠그고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공무집행방해”라며 그간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가로막은 대통령 경호처에 경고했습니다. 같은 날 한남동 관저에서 칩거 중인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연 지지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정말 감사하다”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 대놓고 호소했습니다.
공수처는 3일 대통령 관저 경내에 진입해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으나 이를 막는 경호처와 6시간 대치한 끝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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