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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단독] 제주항공 LCC ‘사고’ 1위…조류충돌 회항도 있었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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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고조사보고서 분석

제주항공 5건 작성으로 국내 LCC 중 사고 가장 많아

이스타항공 3건으로 두번째로 많아

헤럴드경제

3일 시작한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의 꼬리 부분 수습 작업 모습.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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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무안)=이영기·박지영 기자] 국내 저가항공사(LCC) 가운데 제주항공의 ‘항공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항공사고 및 준사고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등을 위해 ‘항공사고조사보고서’를 작성한다. 곧 작성된 항공사고조사보고서 수가 사고 건수다.

국내 LCC 가운데 제주항공의 항공사고조사보고서가 가장 많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2006년 이후 사고 건수 5건…국내 LCC 가운데 가장 많아
4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항공사고조사보고서는 총 5건이다. 지난 29일 발생한 참사를 포함하면 추후 6건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항공사고조사보고서에서는 사고를 사고, 준사고로 나눠 분류한다. 사고는 비행 목적으로 사람이 탈 때부터 내릴 때까지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 초래된 사건을 의미한다. 준사고는 항공기의 운용과 관련해 발생한 운항 안전에 영향을 주거나 줄 수 있었던 사고 이외의 사건을 뜻한다.

제주항공의 항공사고조사보고서는 사고 2건, 준사고 3건이 작성됐다. 사고 2건은 지난 2006년 9월 31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착륙 중 동체 후미가 손상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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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활주 중 활주로를 이탈 사고 모습.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두 번째 사고는 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일어났다. 첫 번째 사고 후 이듬해인 2007년 8월 12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착륙활주 중 활주로를 이탈해 배수로에 빠진 사고다. 당시 좌측 엔진의 프로펠러가 부러질 만큼 충격이 컸던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중상 이상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준사고 3건은 3건 중 1건은 인명피해까지 기록된 준사고다. 2015년 12월 발생한 비행 중 비상용 산소마스크 사용 사건이다. 당시 객실승무원 및 승객들이 이명, 구토 및 두통 증상을 호소하고, 승객 중 3명이 코피를 흘렸던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사건은 운항승무원이 객실여압 계통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기내여압조절을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준사고 2건은 ▷2011년 12월에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 후 회항 ▷2013년 2월 발생한 착륙 후 활주로 이탈 사건 등이다.

운항 건수 대비 사고 건수 비교하니…‘걱정스러운 곳’도
2006년부터 약 20년 간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5건은 타 LCC와 비교했을 때 특히 많은 수준이다. 진에어와 비교하면 5배 많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2020년 1월 12일 후쿠오카공항에서 발생한 ‘사고 1건’이다. 당시 사고는 자연재해에 해당하는 ‘청천난기류로 인한 객실승무원 부상’ 사고다. 당시 인명 피해는 객실승무원 1명이다. 피해는 ‘오른쪽 발목의 심각한 골절’로 기록됐다.

제주공항 설립일(2005년)과 진에어 설립일(2008년)과 운항 건수를 비교하더라도 제주항공의 사고 건수는 두드러진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제주항공의 국내·국제선 총 운항 건수는 72만2435건이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총 운항 건수는 51만7918건이다. 해당 기간 제주항공의 운항 건수가 진에어에 비해 약 1.4배 많은데, 사고 건수는 그보다 훨씬 큰 5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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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보잉사 관계자 등 미국 조사단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올라 사고기체를 살피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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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건수 대비 사고 건수가 많은 또 다른 LCC도 있다.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침체기 끝에 최근 재운항을 재개한 ‘이스타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의 2009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국내·국제선 총 운항 건수는 29만5691건이다. 진에어(51만7918건)에 비해 20만건 가량 운행이 적은데, 사고 건수는 3배 많다.

이스타항공은 ▷2012년 10월 ‘준사고’ ▷2015년 5월 ‘준사고’ ▷2020년 2월 ‘사고’ 등 총 3건의 항공사고조사보고서가 작성됐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3건 중엔 기상 악화와 관제 측 과실도 있었다. 이스타항공 귀책으로 볼 수 있는 건 1건”이라며 “대주주가 바뀐 2023년부터는 안전에 대한 자원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3년 이후로 사고 건수가 없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각 항공사별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사고 건수의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항공사고 전문가인 최인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먼저 ‘세이프티 컬처’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세이프티 컬처는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기업이 안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가에 대한 기업 문화”라며 “운한 건수와 사고 건수는 비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를 벗어나는 수준이라면 해당 항공사의 세이프티 컬처가 문제일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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